한국일보

재즈에 삶을 담는 찬미… 나이가 무슨 상관!!

2017-08-29 (화)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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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재즈가스펠동호회’ 80대까지 참여

▶ 색서폰 대가 정창균 목사 지도… 감동의 선율

재즈에 삶을 담는 찬미… 나이가 무슨 상관!!

정창균 목사가 지도하는 LA재즈가스펠동호회는 매주 연습에 땀을 흘리고 있다.

LA 한인타운 한복판 연합복음감리교회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섹서폰 소리가 울려 퍼진다. 50대 중년부터 80대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기독교인들이 모인다. 멀리 북쪽으로 시미밸리와 남쪽 오렌지카운티에서 달려 온 참이다.

섹서폰을 손에 잡은 연조도 나이만큼이나 다채롭다. 하지만 조화와 배려는 곧잘 작은 기적을 만든다. 이들이 빚어내는 찬양의 선율은 서로의 가슴을 감동으로 흔든다.

LA재즈가스펠동호회는 재즈에 찬양을 실어 연주하는 모임이다. 누구나 쉽게 받아들이는 재즈 음악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기 위해 모였다. 모두 섹서폰 연주를 사랑하는 동호인들이다.


동호인 단체라고 대충 연주하는 게 아니다. 전문적 이론과 실습으로 어디 내 놔도 손색이 없는 ‘섹서폰 소리’를 선보인다는 목표로 맹연습을 반복하고 있다. 이들은 보스턴에 위치한 명문 버클리음악학교의 재즈 연주 과정을 그대로 따라간다. 악기 종류도 섹서폰부터 플룻, 기타, 피아노, 트럼펫 등을 망라해 배울 수 있다.

재즈가스펠동호회를 지도하는 정창균 목사(월드재즈가스펠미션 대표)는 4년짜리 커리큘럼을 1년 안에 마칠 수 있도록 조정해 가르치고 있다. 평생 재즈 연주자로 살며 재즈 가스펠의 일인자로 인정받는 대가답게 ‘쉽고 가능한 과정’으로 가다듬어 놓았다.

“하나님의 은혜를 전하는 일과 숙달된 연주 수준을 쌓는 일 모두 놓칠 수 없습니다. 영성과 기법을 동시에 성숙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초보자도 얼마든지 참여해 시작할 수 있어야 하죠. 그저 숙제만 해 오면 됩니다. 일년이 지나고 나면 스스로 알게 됩니다. 본인과 섹서폰이 다 변화를 맛보게 되죠.”

미 주류사회와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섹서폰 연주자인 정 목사가 재즈 가스펠 밴드 강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름아름 찾아 온 전문 연주자나 동호인을 지도한 경우야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이민사회에서 밴드를 이끌고 연주회를 마련하는 사역에 본격 뛰어든 적은 없다. 그런 만큼이나 열정과 각오가 여느 때와 남다르다.

“가스펠 재즈를 연주하면서 하나님과 정말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한다고 다들 입을 모아요. 재즈는 각자의 연주 스타일이 전부 달라야 합니다. 그러면서 하나가 돼야 하죠. 내 스타일을 찾아가면서 전체를 위해 조화를 이뤄가는 시간 속에서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절감하는 거죠.”

정 목사는 ‘나 만의 찬송’을 찾아내는 게 재즈 가스펠의 깊은 묘미라고 소개했다.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한 곡을 연주해도 재즈를 통해 각자의 삶과 신앙을 통해 다른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창균 목사는 오는 9월1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간증집회를 인도한다. 지난해 10월 집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자 또 다시 초청을 받은 것이다. 이번 한국 방문길에는 월간 섹서폰 잡지와 인터뷰를 갖고 전문 연주자를 포함해 다섯 개 그룹과 강좌가 예정돼 있다.

이번 집회에는 찬양 사역자인 정태미 사모는 물론 작곡가인 막내딸 정은혜 씨도 동참해 가족이 찬양과 간증의 시간을 함께 선사할 계획이다. 동시에 세 개의 섹서폰을 불러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정 목사의 연주도 예외 없이 선보인다. 정 목사가 작곡한 ‘좋아 좋아 천국’을 부르며 이들 가족은 누구보다 먼저 집회에서 천국의 환희를 맛보게 될 것이다.

문의 (213)598-0394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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