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홀 달군 ‘라크마 콘서트’ 성료
▶ 대만·필리핀·아르메니아 함께한 무대. 민족을 초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돼
라크마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디즈니콘서트홀에서 ‘조화와 우정’을 주제로 연주하고 있다.
8월의 깊은 여름밤을 깨우는 선율이 장내를 흔들었다. LA를 대표하는 공연장인 디즈니콘서트홀에서 지난 19일 ‘라크마(LAKMA) 여름 콘서트’가 열렸다. 올해 공연은 ‘Harmony and Friendship’이라는 주제를 삼아 한인은 물론 대만과 필리핀, 아르메니아 음악인들이 한 자리에서 성가를 불렀다. 그리고 ‘조화와 우정’으로 빚어진 ‘천상의 소리’가 디즈니콘서트홀을 가득 채웠다.
라크마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한인 솔로이스트 오위영, 신선미, 김희우 등을 비롯해 대만과 아르메니아 출신 성악가, 필리핀 합창단이 하나가 돼 때론 웅장하게, 또 섬세하게 청중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150여 명으로 구성된 연합 합창단이 뿜어내는 ‘할렐루야’ 고백은 관중의 가슴을 흔들 만큼 장엄했다.
이날 콘서트는 창작곡 ‘Awake’(깨우치리라)로 막을 올렸다. 이 곡은 대만계 여성 작곡자이며 지휘자인 린 후앙이 작곡한 작품이다. 그녀는 직접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자신의 성가를 선보였다. 첫 소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청중의 영적 각성을 불러일으키며 시작됐다.
이어서 한인 테너 오위영 목사와 아르메니안 베이스 바한 호벤츠가 무대에 나서 이 작품의 두 번째 소주제인 ‘용서’를 이어갔다. 세 번째 ‘비가 내리다’는 이사야서 45장8절의 ‘하늘이여 위로부터 공의를 뿌리며 구름이여 의를 부을지어다’라는 구절을 모티브로 삼았다. 마지막 피날레는 계시록 4장8절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전에도 계셨고 이제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시라’를 담아 작곡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모차르트의 대표적 성가곡 가운데 하나인 ‘대미사곡’(Great Mass in C Minor, K 427), 비제의 ‘카르멘’과 베토벤의 ‘합창’도 연주됐다. ‘카르멘’은 대만계 클리프 양이 지휘봉을 잡고 역시 대만계인 소프라노 딩 핑이 원숙한 무대 매너를 과시하며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라크마 단장 최승호 장로는 ‘조화와 우정’의 콘서트를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재작년에는 광복절 70주년을 맞아 안중근, 윤동주, 유관순을 주제로 콘서트를 개최했고, 지난해에는 한국 합창계의 원로 윤학원 교수와 합창단을 초청해 새로운 합창의 지평을 소개했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하늘에 계신 이여, 당신의 신비한 힘으로 갈라진 우리가 하나가 돼고, 모든 이가 형제가 됩니다.’ 현대인에겐 하나님이 주시는 영적 평화와 조화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생존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분노와 위협을 넘어 다시 나를 찾아가는 콘서트 시간이 되길 바랬습니다.”
지휘자 윤임상 교수(월드미션대)는 “하나님과 함께 하는 영성이 교회 음악에는 필수적이고, 심지어 일반 음악에서도 그리스도인 음악인이라면 주님의 영광을 제외하고 예술이 앞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음악회가 끝나고 청중의 환호와 박수가 오랫동안 멈추지 않았다. 윤 교수는 성공적인 콘서트를 향한 찬사가 이어지자 무대를 내려와 이렇게 밝혔다.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그 은혜를 찬양하게 됩니다. 나를 지으신 이가 하나님, 나의 나 된 것이 다 하나님 은혜입니다. 이 은혜를 오늘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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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