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신앙-조국애-스포츠 정신 ‘하나의 뜨거움 되어’

2017-08-16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크게 작게

▶ 광복절 경축 검도대회 성황리 열려

▶ 한인 검도인 모임 ‘전미주검도협회’ 주최, 일본식 탈피… 기도하며 경기 자존심 지켜

신앙-조국애-스포츠 정신 ‘하나의 뜨거움 되어’

대회를 마치고 김영복 목사(앉 아 있는 줄 가 운데)와 수상자 들이 모여 사진 을 찍었다.

신앙은 진정한 조국애와 상치되지 않으며 참다운 스포츠 정신과도 갈등을 빚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진리 안에서 모두 하나의 길 위를 가기 때문이다. 손해 볼까 두려워하는 불신이 핑계를 만들어 낼 뿐이다.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미주 전역에서 검도인들이 모인 검도대회가 지난 12일 뉴욕장로교회 체육관에서 열렸다. LA 한인타운에서 연검제 도장을 운영하는 검도 8단 김영복 목사(갈릴리선교회대표)가 중심이 돼‘전미주검도협회’(All State Kumdo Federation)를 창립한 이후 세 번째 열린 전국대회다.

전미주검도협회는 일본계가 장악하고 일본식 ‘겐도’ 검술과 운영을 강요하는 ‘올US겐도협회’에서 탈퇴해 한인 검도인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모임이다. 현재 서부 ASKF를 비롯해 중부 WKA, 동부 EWKA 등으로 조직이 확대됐다.


지난 2015년 광복절 70주년을 맞아 8월15일 로스앤젤레스 앤터프라이즈팍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첫 대회에는 미 전국에서 130여명의 다인종 선수가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시카고에서 성황리에 두 번째 대회가 열렸다.

올 대회는 동부지역이 주관해서 제1회 라디오코리아배로 이름을 걸고 개최됐다. 특히 대중성을 어느정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이번부터는 검술과 단련을 보다 전문화하는데 역점을 뒀다. 각 지역의 협회에서 엄선된 선수들이 출전해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합을 겨뤘다. 종목도 세분해 학생부 단체전, 개인전, 중등부 미만, 고등부, 성인부 단체전, 2단 미만 개인전, 3단 이상 고단자 개인전으로 나눠 경기를 진행했다.

대회장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린다.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적인 장면이다. 일장기대신 태극기가 걸린 광경은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한인이며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구태여 숨기고 누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일본계 경기와 행사는 모두 주일에 열리며 기독교인과 교회는 안중에도 없다”면서 “일장기에 경례하거나, 몇 년 전부터는 일본어로만 기합과 경기 용어를 쓰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본계 도장에서는 들어가고 나올 때 반드시 검술 계파 창시자나 도장 원로의 사진에 머리 숙여 절을 하게 의무화돼 있다”면서 “검도의 신을 숭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인기독교 검도인이라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전미주검도협회는 신앙의 기본을 고수하고 한국 검도의 전통과 자존심을 되찾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는 하나님을 따르려 고난을 감수하는 그리스도인 검도인들에게 주님이 베푸신 선물과 같은 축복된 대회였다”고 말했다.

연습 때는 물론 대회장에서도 각지역에서 찾아 온 선수와 가족 그리고 사범들이 마음껏 기도하며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목사는 “더구나 광복절에 맞춰 매년 열리는 전국대회에서 성조기와 나란히 걸린 태극기를 마주하고 예식을 거행하면서 벅찬 감동을 누를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