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방후 첫 예배서 전한 북한
▶ “얼어붙은 땅 파다 발가락 모두 동상 걸려”
임현수 목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주일예배가 끝난 뒤 교회 관계자들과 사진을 찍었다. <뉴스파워>
“고생을 했는데, 좌절과 원망이 내 속에 싹트려고 할 때마다 하나님이 은혜와 용기를 주셨다. 하루 이상 좌절한 적이 없다. 하나님의 사랑과 연단이라고 생각하고 다 받아들였다. 하나님의 시각에서 볼 때 북한이라는 물고기 배에서 나온 것뿐이다.”
북한에 2년 반이 넘도록 억류됐다가 풀려난 임현수 목사가 지난 13일 자신이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에서 석방 후 첫 주일예배를 드렸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임현수 목사를 병보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임 목사는 지난 1997년 이후 북한을 100회 이상 방문하면서 고아원과 탁아소, 양로원 등 인도주의적 지원 사업을 해왔다.
뉴스파워는 주일예배에서 임 목사가 “억류되어 노동을 하면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며 “결국은 거룩한 삶이었다. 하나님께서 저를 회개시켜 주시고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다”고 고백했다고 보도했다. 또 임 목사가 석방을 위해 기도하고 힘써 준 교인과 캐나다 정부 등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석방 사실은 풀려나기 15분 전에 알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임 목사는 “아직도 꿈인 것 같다.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며 “북한이 공개재판을 하고 수십 개 나라 기자들을 동원해서 그 앞에서 사형선고를 내렸다. 캐나다인이어서 죽일 수 없어서 판사가 종신노동교화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임 목사는 “그 순간부터 하나님께서 평안을 주셔서 2년6개월 동안 두려움 없이 지냈다”면서 “그곳에서 주님과 나만의 시간밖에 없었다. 밥 먹으면서 노동하면서 주님과 대화하면서 특별한 수도원처럼 바울의 아라비아에서 3년처럼 주님과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 얼어붙은 땅을 깨고 쇠로 된 곡괭이로 길이 1미터, 너비 1미터 크기의 구덩이를 파서 나무를 심었다. 곡괭이 세 자루를 부러뜨렸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팔도 못 들만큼 아팠다. 몸무게 90킬로그램에서 두 달 만에 67킬로그램까지 줄었다. 그래서 병원에 보내달라고 요청을 했다. 두 달간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다. 이 후에도 3차례 더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하루에 8시간씩 구덩이 하나씩을 파던 것을 이후로는 이틀에 하나씩 구덩이를 팠다”며 “겨울에 석탄 저장시설 안에 갇힌 채 꽁꽁 언 석탄을 쪼개는 작업도 했다”고 말했다.
또 “봄과 여름에는 하루 8시간씩 땡볕에서 일했다. 교도관은 365일 24시간 비디오 카메라로 감시를 했다. 처음 1년 동안 50명이 2교대로 감시를 했다. 결국 몸이 망가져서 병원 신세를 졌다”고 억류생활을 소개했다.
이어서 “양말을 네 개나 신고 비닐까지 입혀도 북한은 왜 그렇게 추운지, 일을 하다보면 등에서는 땀이 흠뻑 젖었다. 등이 새까맣게 됐다. 열 발가락은 동상에 걸렸다”며 “그 정도의 고생은 다 하는 것 같다. 병원에서 입원치료하면서 회복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병원에서 두 달 생활하면서 북한에서 유명하다는 책은 다 읽었다. 최소한 100권을 읽었고, 300개 이상의 영화를 봤다”며 “북한 전문가 문턱에 들어설 정도로 북한의 70년 역사를 알게 됐으며, 북한이 잘 못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한글과 영어 성경을 다섯 번 읽었다. 그리고 성경구절 700구절을 외우고, 찬송가 가사를 외웠다. 주일에는 혼자 아침 7시부터 찬송을 3~4시간 부르고, 성경 읽고 기도하면 저녁 7시에 끝났다”며 “노동하면서 끊임없이 기도를 했다. 수도원식의 훈련을 한 것이며 하나님께서 그때그때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셨다”고 고백했다.
또 “북한이 우리교회 웹사이트에서 저의 5~10년 설교 영상을 다 찾아본 것 같다. 나는 김정은을 욕한 적은 없다. 다만 김일성, 김정일 시신에 대해 우상숭배라고 말했다. 우상숭배는 가증한 죄악이지만,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시신을) 신성시 한다. 그 한마디에 사형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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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