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캠프 2박3일 봉사자 등 400명 참가
▶ 고교생들, 세상은 줄 수 없는 사랑 선물
배이커스필드에서 열린 밀알 사랑의 캠프에 참가한 LA 사랑의 교실 팀.
처음부터 위대한 사람은 없다. 보통 얼굴의 평범한 일상 안에도 영웅의 삶이 담길 수 있다. 예수를 조금이라도 더 따라가려는 순수한 열정이 바로 기적을 빚어내는 힘의 원천이다. 그리고 헌신과 희생에는 반드시 축복의 보답이 따르기 마련이다.
발달장애 청소년을 위한 사랑의 캠프가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베이커스필드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홀리 스웨그’(Holy Swag)라는 주제로 밀알선교단(미주총단장 이영선 목사)이 마련한 캠프는 남가주와 북가주, 캐나다 밴쿠버 등 미주 서부지역 연합 행사로 진행됐다. 사랑의 캠프에는 장애인과 봉사자, 스태프 등 4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캠프를 사랑으로 가득 채운 주인공은 발달장애 청소년과 이들을 돌보는 청소년 봉사자 그리고 청년 스태프였다. 이들이 2박3일 동안 함께 자고 먹고 춤추며 노래한 여정은 ‘세상은 절대 줄 수 없는’ 하나님의 시간이었다.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은 한창 공부하고 방학을 즐길 시간을 기꺼이 떼어 캠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또래의 발달장애 청소년과 짝을 이뤄 사흘을 함께 뒹굴었다. 집에서는 방 하나도 치우지 않던 틴에이저도 캠프에서는 ‘사랑의 천사’로 변한다.
장애인 친구를 잠재우고, 화장실 용변을 돕고, 밥을 먹이며, 마주 보고 환한 웃음을 터뜨린다. 갑자기 일어나 뛰어 달리는 거구의 발달장애 청소년도 있다. 무언가 못마땅하면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하지만 곁을 지키는 10대의 봉사자들은 달래고 온갖 치다꺼리를 도맡는다. 그게 사랑의 캠프이기 때문이다.
어리광 피우며 부모에게 짜증내는 사춘기 고등학생을 24시간 ‘사랑의 보호자’로 변신시키는 동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헌신과 책임감은 물론이지만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사랑의 흐름을 스스로 진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매주 토요일 열리는 밀알 사랑의 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끈끈한 사랑의 동아리가 이미 형성돼 있는 것이다.
“12학년이 되면 대학 입시 준비로 바빠지겠죠. 그래도 계속 사랑의 교실과 캠프에 나갈 거예요. 이유가 뭐냐고요? 저는 얘가 귀여워요. 돌보고 싶어요.” (크리스티나 권, 크레센타밸리하이스쿨 11학년)
“올해가 처음인데요 언니, 오빠들이 왜 몇 년씩 하는지 알 것 같아요. 힘이 들기도 하지만 엄마, 아빠도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세요.” (세라피나 안, 밴나이스하이스쿨 9학년)
“동기요? 잘 모르겠어요. 그런 거 따로 생각해 본 적이 없거든요. 좋으니까 몇 년째 하는 거겠죠. 제 친구들도 이야기를 듣고 같이 하고 싶다고 해요. 사랑의 교실로 몇 명 데려 올 거예요.” (저스틴 김 로욜라하이스쿨 11학년)
“대입 준비로 몇 달 빠졌어요. 그래도 사랑의 캠프라도 와야죠. 봉사자가 모자라면 힘든 걸 아니까요. 대학교에 원서 내고 1월부터 다시 참가할 겁니다.” (크리스틴 최 밴나이스하이스쿨 11학년)
후배들을 이끄는 대학생 스태프의 열정도 세상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고등학생부터 봉사자로 동참하다 이제는 스태프로 팀을 지도하는 젊은이들이다.
“제가 속한 LA팀은 저의 가족이니까요.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오리건주립대학에 재학 중인 대니얼 하는 방학을 맞아 집에 오자마자 만사를 제치고 먼저 캠프에 뛰어들었다.
“내가 사랑하면 재들도 나를 사랑한다는 게 느껴져요. 어떤 물결 같은 게 있어요. 제가 에너지를 얻죠.” UCLA에 다니는 대니얼 남궁은 교회 여름성경학교 교사를 마치자마자 합류했고 곧 단기선교를 떠난다.
“피곤도 하고 이런저런 손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렇지만 그 모든 걸 상쇄하는 힘이 있어요. 모두 그러니까 할 수 있는 거죠.” 월드미션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문성진 전도사는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하나님의 도움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이들 모두는 일인당 180달러의 참가비를 지불하고 캠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상반기 내내 비프저키, 참기름 등을 팔며 비용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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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