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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스토리 영화로 신앙을 깨운다

2017-06-22 (목)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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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아리랑’윤학렬 감독, 북한 기독교 소재

▶ “젊은층에 인권과 통일 재미있게 전할 것”

탈북자 스토리 영화로 신앙을 깨운다

윤학렬 감독(오른쪽)과 박상원 목사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다룬 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길을 알고 가는 사람은 없다. 어디로 길이 휘고 언제 꽃밭을 만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방향을 구하고 순종하는 인생에게는 삶의 의미가 가득 열매를 맺는다.

윤학렬 감독은 시쳇말로 ‘잘 나가는 TV작가’였다. ‘블루’ ‘오박사네 사람들’ ‘LA아리랑’ ‘사랑의 유람선’ 등 히트작들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휴스턴 필름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도 있다. 그런가 하면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분 당선자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정통 문학과 대중문화를 모두 구사하는 ‘전천후 선수’인 셈이다.

그가 하나님을 다시 만나고 난 뒤의 작품은 사뭇 다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풍’를 거쳐 지난 2012년에는 ‘철가방 우수씨’를 내놓았다. 윤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영화다. 배우 최수종 집사가 열연한 이 영화로 기독교 문화대상까지 수상했다.


“북한 주민은 사실상 38개 계층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최하층은 지주 집안의 기독교 신자이면서 월남한 가족이 있는 사람이죠. 수용소에 태어나 대대로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이 계층의 할아버지가 소천하면서 일곱 살 손녀에게 유산을 남겼답니다. 아무 것도 줄 게 없는 할아버지는 최후의 순간에 주기도문을 어린 손녀에게 가르쳐 줬죠.”

‘굶주림보다 더 큰 목마름’이라는 책에 담긴 내용이다. 북한 간부 출신 탈북자 김길남(가명)씨가 쓴 글을 박상원 목사가 엮어 펴냈다. 박 목사는 시애틀에 거주하면서 북한 인권단체 ‘기드온 동족선교’를 이끌고 있다. 저자 김씨는 탈북 후 중국에서 복음을 전하다 의문사 했다.

윤 감독은 바로 이 책을 영화로 담아내려 준비하고 있다. 딱딱한 기독교 영화가 아니라 일반 대중이 기꺼이 영화관으로 찾아 들 수 있는 흥행하는 영화를 만들 작정이다.

“재미가 없으면 아무 일도 안 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통일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취업에 몸과 마음이 꽁꽁 묶여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현상이 영적으로 더 심각하다고 봐요. 그러니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속에 메시지를 담아야죠.”

문화가 인간의 정신을 좌지우지 하는 세상이니, 문화를 앞세워 북한 주민의 인권과 조국 통일에 도움을 더하고 싶다고 윤 감독은 말했다.

“북한 주민들도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고 있잖아요. 평양 사람들도 자기들 이야기를 담은 우리 영화를 보고 ‘맞네, 틀리네’ 그랬으면 좋겠어요. 객관적으로 비춰진 자신들의 삶을 보고 현실과 미래를 생각해야죠.”

북한 주민과 탈북자의 인권을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에 담아내면 미국과 유럽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윤 감독과 박상원 목사는 강조했다.


“영화 ‘연평해전’은 청년들까지 대거 관람하면서 600만 명의 관객을 모았어요. 조국을 위해 헌신한 젊은 군인들의 진실한 스토리에 보수나 진보의 구분은 무의미했죠. 진짜니까 이런 힘을 발휘한 겁니다. 영화에 진실을 담으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겁니다.”

윤 감독은 시애틀과 오리건에서 집회를 가진 뒤 ANC온누리교회, 남가주사랑의교회, 팔로마한인교회에서 간증하며 통일과 인권의 소중함을 역설했다. 그리고 텍사스 댈러스를 거쳐 워싱턴DC를 방문해 열린문교회 등 여러 교회에서 다음달 초까지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서울에서 오준 전 UN대사, 경제학자 신창민 교수와 함께 ‘경제학자의 관점으로, 통일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가을에 다시 여는 토크 콘서트에는 가수, 힙합 래퍼와 배우 등 연예인을 동참시킬 계획이다.

“청년들에게 계속 통일을 가르쳐야 합니다. 지금 청년층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도 모릅니다. 진보, 보수를 떠나 1순위로 통일을 다뤄야 합니다. 앞으로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니까요.”

문의 swp21c2002@gmail.com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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