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반주곡으로 ‘감동 선사’
2017-05-20 (토)
▶ 뉴욕데뷔 50주년 연주 카네기홀서 꿈 이룬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관객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는 정경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18일 카네기홀 스턴홀에서 바흐의 무반주곡으로 뉴욕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3개의 소나타곡과 3개의 파르티타 등 6곡으로 구성된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은 연주시간만 3시간이 넘고 한 연주회에서 전곡을 연주하는 것은 카네기홀 역사상 최초이기도 하다. 산으로 치면 연주자들에게는 에베레스트산에 가까울 만큼 연주하기 힘든 곡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로 뉴욕 데뷔 50주년을 맞은 정경화는 이날 반주자 없는 2800석의 넓은 독주 무대에서 3시간 가량 여유있는 연주로 관객들을 몰입시켰다.
워낙 장시간의 연주라 무대 한가운데 검은 가죽의자가 놓여 있었으나 두 번의 인터미션과 곡이 끝날 때마다 잠깐 퇴장하는 시간을 제외 거의 쉴틈 없는 연주를 선사했다.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을 물흐르는 듯한 유연함과 웅장함, 화려함 등 다양한 색깔로 들려줬다.
연주가 끝나갈 무렵 의자에 잠시 걸터앉기도 했지만 시종일관 관객들과 호흡하고 바흐의 선율에 빠져들며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의 연주를 선사했다.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숨을 죽이며 연주를 들었고 한곡 한곡 끝날 때마다 무대가 떠나갈 듯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3세때 뉴욕으로 유학온 후 꿈꿔왔고 평생을 넘어야할 산과 같았던 바흐의 무반주곡을 칠순을 앞둔 나이에 제2의 고향인 뉴욕의 카네기홀 무대에서 그가 들려준 연주는 세월만큼이나 깊이 있는 음악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