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 언론, 미국인 한인 2명 억류 계기 평양과기대 활동 조명
이민 교회 후원으로 2012년 설립돼 현대식 교육 제공
‘종교활동 안하면 묵인’ 깨고 김학송·김상덕 교수 체포
평양과기대(PUST)에서 교수로 활동하던 한인 두 명이 최근 잇따라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 시민권자인 두 사람은 모두 헌신적인 그리스도인이다. 헌신과 희생을 감수하는 신앙이 없다면 이들이 구태여 북한 땅에서 고생을 감수할 일도 애당초 없다.
평양과기대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직원들은 사실상 학기 내내 캠퍼스 안에 머무는 매우 제한된 생활을 한다. 가끔 장을 보며 먹거리를 충당할 때 단체로 외출을 나간다.
이들은 캠퍼스 내부에서 머물며 식사도 북한 학생들과 똑같이 먹는다.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이다. 교수는 강의에 필요한 교재나 실험기기, 재료 등을 본인이 충당한다. 평양과기대 캠퍼스도 북한은 부지를 제공하고 건축은 대학 측이 재원을 모아 진행했다. 이래저래 미국과 캐나다 등의 이민교회가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도맡고 있는 셈이다.
한국계 미국인 기독교인 제임스 김 총장이 세운 평양과기대에서 북한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크리스티애너티투데이(CT)는 최근 ‘왜 미국인 기독교인들이 생명을 걸고 북한에서 가르치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실었다. 그리고 “미국인이 설립한 평양의 기독교계 사립대학교에서 근무하던 두 명의 미국인 김학송, 김상덕 교수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종교의 자유가 사라지고 60년 이상 미국과 외교관계가 단절된 북한보다 미국인 기독교인이 교육 활동을 벌이기 가장 힘든 곳은 드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두 미국인에게 적용된 ‘적대적 행위’와 ‘반정부 활동’은 2년 이상 북한 교도소에 수감됐던 케네스 배 선교사 경우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평양과기대는 한국계 미국인 기독교인 제임스 김 총장이 세운 대학교로 2012년에 설립됐다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중국에 개교한 연변과기대를 뒤 이어 건립됐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평양과기대에 6개월 간 머물렀던 수키 김씨의 말을 인용해 “공개적으로 기독교를 논의하지 않는 한 기독교인들이 평양에 학교를 건립하고 재원을 투입해 학생을 가르치는 것을 허용한다는 비공식적인 묵계가 평양과기대와 북한 당국 사이에 이뤄졌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평양과기대는 북한과 기독교인 모두에게 유익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 정권은 현대식 시설에서 공짜로 청년들을 교육받게 할 수 있고, 이를 선전에도 이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이를 통해 접근이 힘든 불모의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평양과기대와 연변과기대 모두 대부분 교수진이 기독교인이며 수십 명의 미국인이 근무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모든 교육 커리큘럼을 규제하지만 교수진이 사적으로 예배 등의 종교 의식을 거행하는 것을 대체로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 관리들은 어느 때이든 기독교인들을 처벌할 수 있으며 종신징역형이나 사형 등 가혹한 처벌을 선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 인사이더(BI)도 평양과기대에 3만 달러를 기부한 아브라함 김씨의 말을 인용해 “상파울루 동양선교교회 등 세계 곳곳의 교회 성도가 두 대학교의 교수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비록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전하지는 못하지만 선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나눌 수는 있다”고 보도했다.
김학송 교수는 농장 효율성을 향상시켜 북한 주민의 식량 문제를 개선하길 바라는 소망으로 농업학과에서 가르치고 있었다. 김상덕(미국명 토니 김) 교수는 연변과기대에 근무하며 방문교수로 평양과기대를 방문하고 중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공항에서 체포됐다.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담임 임현수 목사는 100차례 이상 북한을 방문하며 각종 후원 사역을 벌이다 2015년 체포돼 구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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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