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안 “종교-신앙 별개”

2017-04-20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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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 문, 개신교와 깊은 인연 종교인 과세에 2년 유예 입장

▶ 안 후보 부인은 가톨릭 신자 “동성혼 허용은 공론 거쳐야”

문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안 “종교-신앙 별개”

문재인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대선후보가 19일 대선 TV토론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서 후보들의 종교와 신앙 상태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남 양산 덕계성당에 오랫동안 출석했으며 서울에 있을 때는 종로구에 있는 세검정성당에 나가곤 한다. 하지만 문 후보는 개신교와도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부산YMCA 이사를 오랫동안 역임했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에 부산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문 후보의 사돈은 장로교 목사다. 지난 2014년 2월 아들 문준용씨의 결혼식은 혜화동성당에서 목사와 신부가 함께 순서를 맡는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돈 장재도 목사는 예장통합총회 소속의 중소형교회인 서울 마포구의 H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현재 아들 문씨는 부인을 따라 장인이 목회하는 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교계의 입장을 받아들여 차별금지법을 따로 제정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 현행 국가인권법으로도 평등한 인권이 보호될 수 있어 동성애자들이 요구하는 법안을 추가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시행을 2년간 연기해 충분한 사전준비를 한 뒤에 시행하자는 입장이다. 문재인 후보는 가장 친한 친구로 부산 영도에서 같이 자란 동네 친구 허원배 목사를 꼽고 있다. 현재 허 목사는 부천 S감리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한국 CBS방송에 따르면 허 목사는 문 후보가 어릴 때부터 주일 미사도 성실히 참석하고 성경공부와 개인 기도생활도 열심히 하면서 타종교에 대해서는 포용적인 자세를 가진 균형 잡힌 신앙인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부인 김미경 여사와 학생시절 가톨릭학생회 봉사활동을 하며 만났고 부인은 여전히 가톨릭교회에 출석하고 있지만 본인은 특정한 종교를 갖지 않고 신앙생활을 하지 않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 3월1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앞으로 우리 사회가 화해하고 통합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종교지도자들이 적극 협력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또 3월13일 종교개혁 500주년행사에 참석해서는 “종교개혁은 사회개혁의 정신이자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았던 논쟁과 역사에 대한 반면교사로, 통합의 가치를 교훈으로 전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안철수 후보는 신천지 집단과 국민의당의 연관설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월 선출된 국민의당 부산시 당위원장에 대해 부산 지역 교계가 신천지 연루설을 제기한데 이어 국민의당 강원도당에도 신천지 교인들이 집단 입당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국민의당 내부고발에 의거해 CBS가 취재한 결과, 신천지 연루설이 있던 원주 시의원을 통해 신천지 신도 수백 명이 조직적이며 집단적으로 국민의당에 입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포착됐다. 막상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던 안철수 후보는 CBS의 거듭된 입장표명 요청에 대해 “종교가 정치를 장악하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해 왔다. 박지원 대표 역시 “그런 사교(邪敎)에 대해서는 개인을 파괴하고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를 파괴하기 때문에 절대 반대한다”고 방송인터뷰에서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교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양극화 해소방안과 관련해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안 후보의 공약과 관련해 양극화를 막고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펴겠다는 입장은 성서의 희년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국민의당은 강조했다.

또 사형제는 당연히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안 후보는 밝혔다. 동성애와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이나 동성혼 허용문제에 대해 안 후보는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의견이 있으므로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안 후보는 지역구인 노원구의 교회는 종종 방문해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원순복음교회 유재필 목사와 꽃동산교회 김종준 목사 등과 종종 만난다고 한다. 한편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간사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을 역임하면서 폭넓은 교계 인맥을 구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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