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Backus Peak, 광활한 사막풍경들… 다양하고 아름다워

2017-04-07 (금)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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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us Peak, 광활한 사막풍경들… 다양하고 아름다워

Backus Peak 정상에서의 서남쪽 전경.

등산취미를 지니고 남가주에서 살고있는 사람들은 이래 저래 “Sierra Nevada”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또 실제로 가끔은 Sierra Nevada산맥의 어느 곳으로 등산을 다녀 오기도 한다. 예컨대, Yosemite, Mt. Whitney, Mt. Langley, Bishop, Kings Canyon 등은 가끔 산행이나 캠핑을 가는 단골메뉴이기도 하다.

Sierra Nevada라는 말은 스페인어이다. ‘Sierra’는 ‘산맥’이고, ‘Nevada’는 ‘쌓인 눈’을 의미하니, ‘Sierra Nevada’는 결국 ‘눈 덮인 산줄기’라는 뜻이겠다. 단순히 ‘눈’을 일컬을 때는 ‘Nieve’라는 말을 쓰는 것 같다.

차제에, Sierra Nevada 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California주는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남북으로 약 900마일에 달하는 길이로 뻗어 내린다. Sierra Nevada 는 주로 중가주지역에 걸쳐 있으며, 대략 남북으로는 400마일의 길이가 되고, 동서로는 70마일의 너비가 된다. 점유면적이 24,370평방마일로, California 전체면적 163,696평방마일의 15%에 해당하고, 대한민국의 약 63%가 되는 면적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을 들어 이해를 돕자면, 북쪽으로는 대략 Lake Tahoe에서 남쪽으로는 Tehachapi Pass에 이르는 지역이다.

대체로 이 산맥의 서쪽면은 경사가 완만하고 동쪽면은 급격하다. 산맥을 기준으로 서쪽은 비옥한 토지이고, 동쪽은 건조한 사막이다. 바다가 있는 서쪽의 다습한 공기가 동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높은 산맥을 지나며Rain Shower현상으로 건조한 공기가 되어진다.

서쪽 기슭으로 떨어지는 비나 눈의 일부는 San Francisco지역 주민의 식수원이 되고, 동쪽 기슭에 내리는 비나 눈의 일부는, 228마일에 걸친 LA Aqueduct를 거쳐, Los Angeles지역 주민의 식수원이 된다. 즉, 이 Sierra Nevada는 태생적으로 건조한 우리 남가주를 촉촉한 젖과 꿀이 흐르는 최상의 지상낙원으로 가꾸어 주는 자애로운 어머니인 셈이다.

Sierra Nevada는 가히 우리 California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라고 할 만하다. Yosemite, Sequoia, Kings Canyon이라는 3개의 국립공원이 여기에 있고, Devils Postpile, Giant Sequoia라는 2개의 National Monument이 있다. 사상 유례가 없는 ‘Gold Rush’가 있었던 El Dorado의 땅이고, 지구상의 생명체 중에 최대 부피가 된다는 Sequoia Tree가 있다. Yosemite가 있으며, 미국 본토의 최고봉 Mt. Whitney (14,505’ )가 있다. 또 세계 최고의 비경을 지녔다는 210.4마일에 달하는 ‘태고의 하늘길’ John Muir Trail이 있다. 우리 한인등산인들이 이따금 큰 맘먹고 찾아가는 Sierra Nevada의 산으로는 Mt. Whitney (14,505’ )와 Mt. Langley (14,026’ )를 우선 꼽을 수 있는데, LA에서 220마일이 넘는 거리라 주말산행으로는 아무래도 버겁다. 또 사전에 등산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약도 있다.

그러나 이 Sierra Nevada의 남단을 놓고보면, LA에서의 거리가 150마일이 넘지 않으며, 등산허가가 필요치 않은 산들이 있는 바, 오늘은 이런 조건을 갖춘 Backus Peak (6,651’ )을 찾아간다. 산행거리가 왕복 7마일, 순등반고도는 2,950’이다. 왕복 6시간 내외가 걸린다.

등산로가 따로 없지만 비교적 평탄한 사막구간을 걷는 것으로 그리 힘들지 않다. 요즘같은 계절에는 여러 야생화와 더불어 큰 뭉텅이로 하얀 꽃을 피우는 Joshua Tree들을 볼 수 있다. 이 산은 Sierra Club의 HPS(Hundred Peaks Section)와 DPS (Desert Peaks Section)의 Peak Bagging List에 올라있는 산이기도 하다.

정상에 오르면 우뚝한 Sierra Nevada의 연봉들과 광활한 Mojave사막이 한 눈에 들어와, 그 장대한 경치에 찬탄을 금치 못하게 된다.


Backus라는 산 이름은 미 정부에 정식으로 등재된 것은 아니다. Sierra Club의 등산리더로 활약하면서, HPS에 등재된 270여 산들을 18년에 걸쳐 여섯차례를 등정한, 물리학자이며 음향학자이던, John Graham Backus (1911~1988)를 기념하여, Sierra Club 자체에서 부여한 명칭이라고 한다.
Backus Peak, 광활한 사막풍경들… 다양하고 아름다워

등산로시작점에서 본 Backus Peak.


등산코스

Sierra Nevada에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는 정부의 시책으로 20여개의 Wilderness가 지정되어 있다. 이 곳은 74,060 Acres에 달하는 Owens Peak Wilderness에 속한다.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동서로 뻗어있는 산줄기는 Sierra Nevada에 속한 Morris Peak(7,215’ )에서 남동쪽으로 갈라져 내려오는 가지이다. 직선으로 약 2마일 거리에 봉긋 솟은 봉우리가 Backus Peak(6,651’ )이다. 가슴아래가 온통 밝은 색조의 암봉이어서 특이하다. 오른 편의 북동방향에 홀로 뾰쪽하게 서있는 산은 Oedipus Peak(5,212’ )이다.

Backus Peak쪽으로 향한 완만한 경사의 Jeep Trail을 따라간다. 사람보다 키가 큰 식물로는 Joshua Tree, Creosote가 드문드문 있을 뿐이고, 낮게 자라는 풀들도 듬성듬성하다. 지표면의 흙도 부드러워 걷기에 불편치 않다. Backus Peak의 모습이 시종 시야를 벗어나지 않는다.

대략 1.25마일을 가면 약 4,400’의 고도가 되는데, 이쯤에서 Jeep Trail을 벗어나, Backus Peak에서 남동쪽으로 흘러내리는 산줄기에 있는 고도 5,389’의 융기부를 향하여, 북동 방향으로 나아간다.

1.7마일쯤에 작은 골짜기(Gully)를 건너고, 1.8마일쯤에 더 작은 골짜기를 건넌다. 어쨌거나 주능선의 어느 한 지점으로 올라가면 되지만, 힘이 덜드는 경로라면, 아무래도 고도 5,389’ 융기부의 왼쪽 Saddle을 향하는게 좋을 것이다. 2.2마일쯤에 마지막 골짜기를 건넌다.

2.7마일에 고도 5,400’내외의 능선 위에 오르게 된다. 능선 북쪽의 광활한 전망이 눈에 들어온다. 이 능선을 타고 북서쪽의 Backus Peak을 향하여 걷는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0.8마일 거리에 1,260’를 올라야 하니, 꽤 가파른 편이다. 날카로운 모서리의 바위조각들이 널부러져 있어, 걸음을 옮기는데 조금은 주의가 필요하다.

드디어 정상이다. 동서남북, 시야가 다 트였다. 동쪽으로는 Indian Wells Canyon을 건너서 2마일남짓한 거리에 ‘Five Fingers’(5,174’)의 암봉군이 발아래로 가깝다. 서북쪽으로는 Sierra Nevada 본령에서 흘러내리는 줄기 가운데, Morris Peak(7,215’ ), Jenkins Mountain(7,921’), Owens Peak(8,453’)이 뚜렷하게 가깝고, Olancha Peak(12,133’)도 멀지 않아 보인다. 백설을 머리에 두른 미국 본토의 최고봉 Mt. Whitney(14,505’)도 희미하지만 식별된다.

동남쪽으로는 Mt. Baldy(10,064’), Mt. Baden Powell(9,399’), Mt. San Gorgonio(11,503’)를, 서쪽으로는 Walker Pass의 건너편으로 Mt. Scodie(7,080’)를 볼 수 있다. 거의 3면에 걸쳐 펼쳐져 있는 광활한 Kern County의 사막풍경들이 참으로 다양하고 아름답다.

가는길

LA 한인타운에서는 101번 Freeway로 북상하다가 170번으로, 다시 5번으로, 또 14번으로 바꿔타고 Mojave까지 간다.

여기까지 대략 95마일 쯤이 된다. Mojave에서 계속 14번 도로로 북상하여 42마일을 가면 왼쪽으로 SR178(Isabella-Walker Pass Road)이 교차하는 Freeman Junction이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하여 2.3마일을 가면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비포장도로가 있다. 우회전하여 0.2마일을 들어가면 Wilderness경계임을 알리는 Paddle이 꽂혀있다.

이 부근에 주차한다. 고도가 약 3,900’이다. 차가 Wilderness 경계를 지나가면 벌금을 물게된다. LA한인타운에서 약 139마일이 되는 곳이다.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정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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