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종과 식사 등 교제 최다 기도팀 인도·토론·설교 다양 침례·감리교단 가장 적극적
이민교회에서 한인과 백인 등 다양한 인종의 교인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신앙과 인종 차별은 근본적으로 양립될 수 없다. 어떤 논리를 내세워도 합리화될 수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히틀러 치하의 독일 교회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과거 교회는 교리와 신학으로 이를 정당화하고 지지했다. 현실에 굴복하고 나아가 권세에 기생하는 교회의 어두운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민국가인 미국에서 교회는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화합을 이루는 중심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러나 기독교 교세가 강한 소위 바이블벨트 지역에서는 오히려 인종 간 갈등과 긴장이 더욱 높은 것도 사실이다.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어그러진 간극이 빚는 아이러니다.
크리스티애너티투데이(CT)는 지난주 목회자들이 인종 간 화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현황을 담은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는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미 전역의 목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이에 따르면 목사 10명 중의 9명이 인종간 화합을 위해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목회자들이 인종 사이의 이해와 사랑을 증진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떡 나누기’ 즉 식사를 함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사 가운데 72%가 10명 미만의 타인종 소그룹과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대답했다. 특히 44%는 설문 조사를 실시하기 바로 전주에도 식사를 하며 화합을 도모했다고 답변했다. 인종별로는 백인 목사가 42%, 흑인 목사는 52%, 기타 인종의 목사는 60%가 여기에 포함됐다. 목사가 소속된 교단에 따른 결과는 차이를 보였다. 장로교 목사는 34%에 불과했지만 오순절 계통의 교단 목사는 50%가 바로 전주에도 타인종 그룹과 식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 감리교 목사는 48%로 뒤를 이었고 침례교 목사도 46%를 차지했다.
목사의 대표적 사역인 설교에서는 얼마나 인종 화합을 주제로 삼고 있을까? 침례교 목사의 92%와 오순절 교단 목사의 93%가 ‘인종 화합을 촉구하는 설교를 교회 성도가 기꺼이 환영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정작 ‘인종 화합을 촉구하도록 교인들이 요청한 경험이 있다’는 오순절 교단 목사가 20%, 침례교 목사는 17%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는 장로교와 감리교, 성공회 등 메인라인 교단과 침례교와 오순절 등 복음주의 교단 목사 사이의 비중이 38%대 22%로 나타났다. 인종 화합에 대한 일반 교인의 관심도가 목사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다. 목회자가 인종 화합을 위해 벌이는 사역은 다양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사역은 ‘타인종 이웃과 교제하기’로 57%가 이에 동의했다. 다음은 ‘인종 화합을 위한 기도팀 인도’(53%)였으며 ‘교회 안에서 인종 화합을 놓고 토론하기’(51%), ‘인종 화합을 위해 설교하기’(45%), ‘정기적으로 타인종 목사와 만나기’(40%), ‘지역의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교회 예산 투입’(31%), ‘인종 문제로 인한 소요나 불의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20%) 등의 순서를 보였다.
한편 지난 2015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우리 교회는 인종적으로 더 다양하게 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교회가 40%였으며, 53%는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바 있다. 복음주의 교인 전체로는 71%가 여기에 동의했지만 백인 성도 중에서는 37%만 동의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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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