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도시에서 약속이 있었다. 밤새 내리던 비는 그친 듯하더니 가는 도중 햇빛 사이로 여우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도 했다. 약속 장소까지 프리웨이를 타고 가는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기는 하지만 로컬 도로를 이용하여 가기로 했다.
비 온 뒤의 투명해진 허공 속으로 초록의 풀잎들, 만개한 벚꽃과 가로수 자두 꽃, 어쩌다 한그루씩 서 있는 활짝 핀 목련꽃이 풍경화처럼 들어온다.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들과 브런치를 먹기 위하여 가는 것도 즐거운데, 덤으로 꽃구경과 자연 감상까지 하면서 가니 이왕이면 다홍치마 같은 선택이었다.
나이 들어가면서 여자에게 필요한 것은 돈, 딸, 건강, 친구, 찜질방이며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부인, 아내, 집사람, 와이프, 애들 엄마라고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곳 미국에 일가친척은 물론 동창생 한 명도 없는 나는 요즘 들어 부쩍 외로움을 느낀다.
친구를 얻기 위해서는 자기가 먼저 상대방의 친구가 되어 주어야 한다기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먼저 다가가는 노력을 하는데도 코드가 맞는 친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오늘 모임은 나이가 비슷한 몇 명과 교제를 하는 날이었다.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이라 취미가 같아서 소통도 잘되고 친구하기 안성맞춤이다. 그들이 좋은 일을 만나면 진정으로 축하하고 기뻐해 주는 진짜 친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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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 버클리 문학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