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만달러 상당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분실후 겪었던 삶 담아
고가의 희귀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도난당해 언론에 오르내렸던 세계적인 한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이 자신의 삶과 바이올린에 대한 기억을 담은 책 ‘사라짐: 소녀, 바이올린, 현이 없는 삶 ‘Gone:A Girl, a Violin, a Life Unstrung)을 출간한다.
런던에 살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지난 2010년 맨체스터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런던 유스턴 역으로 가던 중 들른 샌드위치 가게에서 바이올린을 도둑맞았다. 김씨의 바이올린은 1696년 제작돼 전 세계적으로 450개가 남아 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 희귀본으로 장기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다.
약 120만파운드(200만달러)의 가치를 지닌 이 바이올린을 잃어버린 후 그녀의 연주 인생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한동안 두문불출했어야 했고, 연주자가 바이올린을 잃어버릴 수 있냐는 항의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내달 뉴욕 크라운 출판사에서 나오는 이 책에서 김씨는 자신의 영혼과도 같던 바이올린을 잃고 난 후, 그 경험이 계기가 돼 자신의 삶과 연주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 경험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새로운 눈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신의 음악 인생에서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회복해 가는 과정을 들려준다.
21살에 운명과도 같은 이 바이올린을 만나며, 자신을 조숙한 어린 연주자에서 거장의 반열에 올려줄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그녀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소울 메이트와 같던 바이올린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벗어남을 느끼게 되었다.
소니사와 브람스의 콘체르토 녹음을 이 바이올린으로 마쳤고, 월드 투어가 예정돼 있었지만, 바이올린을 잃은 후 연주는 취소됐다. 상실감을 넘어 자신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듯한 고통 끝에 경찰의 도움으로 3년만에 바이올린을 되찾게 된다. 바이올린은 이후 온라인 경매에 붙여져 138만5,000파운드에 낙찰, 판매됐다.
김씨는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우 주재원 발령을 받은 엔지니어였던 아버지를 따라 3살에 영국으로 이주했다. 6살에 바이얼린을 시작, 7살에 퍼셀 음악학교에 역대 최연소 기록으로 입학을 했다. 14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초청으로, 세종 문화 회관에서 콘서트를 가졌으며 17살에는 왕립 음악원에 최연소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2008년 한국 바이올리니스트로는 최초로 자신의 이름으로 소니 클래시컬에서 독집 음반을 내는 등 런던을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해온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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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