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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한인교회당 사라져 간다

2017-03-02 (목)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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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중가주 옛 교회당.타민족에 넘어가 철거, 변형돼

▶ 한인교계 보존에 관심을

오래된 한인교회당 사라져 간다

중국계 사찰로 변모한 상항 한국인연합감리교회 옛교회당.1930년부터 64년간 교회당으로 사용했었다.

미주지역 한인교회 역사가 100년이 넘어가면서 초기 이민 한인들이 사용했던 교회당 건물이 타민족 손에 넘어가 철거되거나 변형되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중심한 북가주지역에 100년이 넘은 교회는 1903년 창립된 상항 한국인연합감리교회와 1914년 창립된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가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등 친목회 회원들의 기도회로 시작된 상항 한국인연합감리교회는 초기 이민의 정착과 조국 독립운동의 거점역할을 한 교회이다.


상항 교회는 여러곳을 옮겨 다니다가 1930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 타운내 파월스트릿(1123 Powell St. S.F.)에 동포들의 헌금과 미국 남감리교 재정지원으로 교회당을 건축했다.

이 교회당은 예배의 처소일 뿐만 아니라 동포사회의 중심이 되었다. 또 동 교회 교인이었던 장인환,전명운 의사가 스티븐슨을 저격하는등 독립 운동의 거점 역할도 했었다.

이러한 역사성을 지난 이 교회당은 1994년 1,675,000달러에 중국계의 광명불교도협회에 매각되어 사찰로 변모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스트베이 동포들의 독립과 신앙의 중심지였던 올해로 창립 103주년의 오클랜드 한인연합감리교회는 빈번하게 이전하면서 교회의 역사를 내세울 만한 교회 건물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

오래된 한인교회당 사라져 간다

타민족(멕시컨) 손에 넘어간 리들리 장로교회당. 동포들이 1939년에 건축. 1959년 3.1절 기념 예배후 찍은 사진



하와이에 이어 한인 이민자들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중가주지역의 경우 19세기초부터 리들리와 다뉴바,딜레노등지의 한인교회가 활발했었다.

1912년 건축된 다뉴바 한인장로교회는 3.1절 기념행사와 퍼레이드등 독립운동의 현장이었지만 1958년 폐교된후 그 자리에 다뉴바경찰국이 들어서 교회의 흔적은 찾아볼수 없게 되었다.


1919년 시작된 리들리 한인장로교회는 1939년 김형제 상회의 부지기증과 교인들의 헌금으로 현 위치(1408 J St. Reedley)에 교회당을 신축했다.

한인교인 숫자가 줄어들자 1978년 멕시컨계교단에 팔려 현재는 멕시컨 교회(United Pentecostal Church)가 사용하고 있다.

중가주지역에서는 미주 한인이민100주년이 되던 2003년부터 이민선조들이 건립한 교회당의 재매입을 추진했으나 지금까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중가주 한인역사연구회 회장인 차만재 교수(프레즈노 주립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중가주지역 한인들의 모금으로는 재력이 약해 교회당 구입이나 보존이 어렵다”면서 “LA나 샌프란시스코지역 대형교회들이 역사보존과 선교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나서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차만재 교수는 수년전 한국정부에도 리들리교회당 구입을 건의했으나 특정 종교 시설이라 지원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면서 결국 미주에 사는 동포들이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일이라고 말했다.

오래된 이민 한인교회당 보존은 하와이와 남가주,뉴욕,시카고등 미주 전역에 산재해있는 교회당에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한후 종합적인 보존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사안이다.

<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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