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목회 현장에 커지는 ‘여성 파워’… 편견은 여전

2017-03-01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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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목사 수 25년만에 3배 늘어, 대부분 소형교회 섬겨

▶ 남성보다 훨씬 잘 해야 그나마 제대로 인정 늘 ‘완벽’ 스트레스 겪어

목회 현장에 커지는 ‘여성 파워’… 편견은 여전
여성 목회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증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회 현장에도 여성 파워가 커지고 있다. 주류 교단에서는 이미 총회장 등 요직을 여성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이제는 새로운 이야기 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다. 그러나 막상 여성 목사가 마주치는 현실은 아직도 험난한 실정이다. 동료 남성 목사는 물론 성도 역시 여성 지도자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인교회는 교단에 따라 아직 여성의 목회 입문을 불허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민교계에서도 여성 목사를 이전보다 훨씬 흔하게 목격하게 된다. 특히 남성과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상당수 주류 교단의 경우 여기에 소속된 한인 여성 목회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바나그룹의 조사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여성 목사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미국 목회자 가운데 11명 중 1명 꼴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는데 이는 25년 전과 비교해 무려 3배가 증가한 수치다.


다만 여성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의 규모는 평균적으로 남성 목사의 교회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여자 목사에 대한 성도의 반응도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목사들은 상당수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교인의 반응이 ‘비판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바나그룹은 여성 목회자가 섬기는 교회 중에는 소형 교회가 많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사가 교인들과 직접 부닥치면서 교류해야 하는 상황이 중대형 교회보다 많다 보니 기대치과 불만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여성 목회자 스스로 느끼는 스트레스도 남성 목사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소형 교회의 여성 목사들은 교회의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하는 ‘만능 해결사’가 돼야 한다는 압박감에 남자보다 더 시달리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굳어 온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에 대한 편견도 여성 목회자의 지도력에 남성보다 낮은 신뢰도를 보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여성 스스로도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떨치지 못해 여성 목회자의 리더십을 공정하게 판단하는데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목회 현장에서도 여성 목사들은 일반적으로 삼중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형적인 여성상을 드러낼 경우 ‘너무 유약하다’거나 ‘너무 여성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반대로 강한 이미지를 보이면 ‘너무 거칠다’는 반응이 나온다는 것이다.

또 여성 목사는 남자보다 두 배 이상 열심히 사역에 열중해야 비로소 남성 목회자가 얻는 결실을 이뤄낼 수 있다고 바나그룹은 밝혔다. 세 번째로 여성 목사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인식돼 오는 전통적 리더십을 발휘할 경우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기는 하지만 주변에서 ‘좋아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여성 목사가 뚫고 가야 할 길은 험한 셈이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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