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개혁-보수파 콘돔 계기 갈등 표출
2017-01-19 (목)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과 로버트 매튜 페스팅 몰타기사단장.
교황청은 17일 성명을 내고 미얀마 콘돔 사건과 관련한 고위 관계자를 해임한 사건을 놓고 교황청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몰타 기사단의 시도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일을 “몰타 기사단의 중앙 지휘체계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몰타 기사단을 압박했다.
몰타 기사단은 미얀마에서 인공 피임을 금하는 가톨릭 교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인식되는 콘돔을 미얀마 빈민에게 배포한 책임을 물어 작년 12월 초 알브레히트 폰 뵈젤라거 부단장을 해임했다. 교황청은 이에 대해 적절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단을 꾸렸으나, 몰타 기사단은 주권을 훼손한다고 반발하며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교황청이 이와 관련 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조사할 것을 명령하자 페스팅 단장은 조사에 응하지 않고 교황의 권위에 도전하자 “항명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한편 표면적으로는 콘돔 배포와 연관된 해임을 둘러싼 갈등으로 비춰지는 이번 사건에는 개혁을 강조하는 교황과 이에 불만을 품은 가톨릭 보수세력의 갈등이 내재돼 있다는 분석이다.
몰타 기사단은 가톨릭 교단의 전통과 서열을 중시하기로 유명하며, 특히 가톨릭 내에서도 대표적인 보수파인 미국 출신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이 몰타 기사단의 사제로 임명되고부터는 개혁 성향의 교황과 갈등을 키워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