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브호프투게더 초청행사
▶ 홈리스·소년원·몽족 선교 등 도움 필요한 곳 찾아 사역, 네트워킹 통한‘축복의 통로’
소형교회 목회자 위로 모임에서 김광빈 목사가 간증을 위해 나온 목회자를 소개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심령이 가난한 사람에게 복이 있다고 축복했다. 기름진 지방에 덮인 신앙으로는 이웃의 고통과 고난이 어리석게 보일 뿐이다. 진정한 나눔과 섬김은 넘치고 남아서가 아니라 영혼이 가난하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러브호프투게더(LoveHopeTogether)는 지난 15일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임을 마련했다. 미주장신대에서 열린 이 자리에는 서른다섯 가정의 목사와 사모가 참석했다. 찬양과 간증, 만찬과 게임 그리고 서로를 축복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70명에 달하는 목회자와 사모에다 기꺼이 이들을 섬겨준 봉사자까지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다. 경품 게임을 통해 소박한 선물들이 나눠지고 끝자락에는 참기름과 양말, 손톱깎이 등으로 가득 찬 여행 가방도 하나씩 전달됐다. 몇몇 참석자들에게는 크루즈 여행의 기회까지 주어졌다.
만만치 않은 경비와 인력이 필요한 이날 모임은 온전히 러브호프투게더의 기획과 노력으로 이뤄졌다. 러브호프투게더는 돈 많고 사람이 넘치는 사역단체가 아니다. 조직이라고는 대표 김광빈 목사와 김상빈 사모가 전부다. 몇 년 전 사역을 시작할 때 김 목사 부부는 근 일 년 동안 창고에서 생활했을 만큼 자산도 없다.
사역의 초점도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맞춰져 있다. LA와 OC 샌타애나 다운타운에 산재한 홈리스를 도우며 예수의 복음을 전한다. 또 버뱅크과 글렌데일 지역의 히스패닉 일용직 근로자들을 찾아 따뜻한 커피와 컵라면을 건네고 손을 잡아 함께 기도한다.
테메큘라 일대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위한 교육을 지원하고 법을 어긴 청소년을 수감하는 소년원을 찾아 갈비 파티를 열어주며 세상에는 밝은 길도 있다고 가르쳐 준다. 중가주의 프레즈노에 몰려 있는 몽족 난민 선교에도 힘닿는 대로 동참하고 멀리 북가주까지 오가며 육신이나 영혼이 춥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복음과 빵을 나눈다.
“그 무엇보다 관계가 중요합니다. 뭘 좀 준다고 대단한 것도 아니고 복음이 그렇게 쉽게 전해질 리도 없죠. 돈이든, 물건이든, 시간이든, 마음이든 가진 사람과 필요한 사람을 이어주는 네트워킹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누구든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어요. 러브호프투게더는 다리를 이어줄 뿐이에요.”
대형교회도 선뜻 못나서는 사역을 해내는 비결을 네트워킹을 통한 ‘흐름’이라고 김 목사는 밝혔다. 하나님의 사랑을 막는 ‘축복의 동맥경화’를 뚫어 놓으면 곳곳에서 사람들이 나서고 기적이 수시로 벌어지더라는 것이다. 건물 교회가 아니라 ‘살아 있는 교회’를 세우는 게 목표라고 김 목사는 말했다.
이날도 김 목사는 목사와 사모들에게 “이 모임은 내가 한 게 아니다” “내 돈은 한 푼도 들어간 게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장소 제공과 식사비용부터 여느 자리보다 풍성한 선물까지 모두 성도의 헌신으로 채워졌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봉사자로 참여한 교인들도 모두 다른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페이스북에 봉사 일정이 뜨면 형편에 따라 모여 참여한다. 네트워킹 사역의 살아 숨 쉬는 결실이다.
‘회복’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모임에서 김 목사는 “목회자 가정이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모 역시 “사모와 자녀부터 행복한 가정이 되면 교회와 교인들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소형교회 목회자 부부를 위로했다. 이날 모임은 그야말로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단체가 가난한 사역자들에게 베푼 빛나는 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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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