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 분쟁 최고 원인은 ‘돈’

2017-01-10 (화)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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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문제상담소 유형별 분석, 재정 문제 20.7% 목회 15.2%

교회 분쟁 최고 원인은 ‘돈’

한국 교회 연합이 지난해 부활절 예배를 서울 광림교회에서 갖고 있다.

고대 유대인들은 여호와의 이름을말이나 글로 직접 언급하는 것조차 불경스럽게 여길 만큼 하나님을 경외했다. 하지만 성전에서조차 부당한돈 거래를 하고 이익을 챙겼으며 온갖 불의한 상술을 거리낌 없이 펼쳤다. 성전을 찾은 예수 그리스도는 채찍을 휘두르고 상을 엎으며 위선적인 이들을 꾸짖었다.

끊이지 않는 일부 교회의 분쟁과 다툼은 목회자는 물론 모든 교인의 책임이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배경에는 크든 작든 돈과 얽혀 있다. 돈이 우상이 되어 버린 세상에서 돈이 교회를 갉아 먹고 결국은 파괴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가 지난 한해 동안 접수한 교회분쟁을 유형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재정 관련 문제가 으뜸을 차지했다. 돈이 교회 안에서 싸움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인 것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지난 7일 발표한 ‘2016년 상담통계 및 분석’에 따르면 교회 분쟁의 원인 가운데 재정 전횡이 20.7%(53건·중복응답 허용)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목회 부실과 표적 설교·이단 매도가15.2%(39건), 독단적 운영 11.3%(29건), 목회자 성폭력과 성적 비행9.3%(24건), 교회세습 8.2%(21건) 순서로 나타났다.

실천연대 상담소 관계자는 “대면상담과 전화 상담을 종합해 보면, 교회분쟁의 가장 큰 원인이 회계 불투명성, 배임, 횡령 혐의 등 재정 관리문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교회의 의사결정 권한이여전히 소수의 목회자에게 집중돼 있고, 불투명한 교회운영과 남성 중심적이고 강압적인 위계질서에서 비롯된 분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회분쟁을 겪고 있는 개별 교회를 돕기 위해 지난 2003년 교회문제상담소를 세워상담을 진행해 왔다. 통계에 따르면교회 분쟁 상담은 해마다 늘어나는추세인데 지난해 개혁연대의 상담 횟수는 이메일, 전화, 대면 모두 합쳐162건으로 2010년 이래 최대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성 문제 상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성 문제 상담은 총 22건이었으며 이중 대면 상담 요청은 8건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2건에 불과했던 성 관계 대면 상담요청 건수와 비교해 급증한 것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젊은 교인들과 집사들이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33.3%에 달했던 장로의비중은 2016년 9.8%로 급감했지만,34.6%이던 집사는 58.8%로 급증했고 청년층은 3.8%에서 17.6%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교회 분쟁의 원인 중에서 ‘돈 문제’는 지난 2015년에도 1위를 기록한바 있다. 재정 비리 등 돈과 관련된 죄악이 고질적 폐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는 전년도에 총 144회의 상담을 진행했는데 당시에도 재정관련 문제가22..5%를 차지해 1위에 오른 바 있다.

교회의 재정이 불투명한 경우를 비롯해 배임^횡령 혐의 등 재정과 관련된문제가 교회분쟁이 일어나는 가장크고 지속적인 원인임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다음으로는 담임목사에 의한 독단적 운영, 교회 세습 및 목회자 청빙관련 문제, 담임목사의 성문제, 목회자 윤리 등 대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게 분쟁 유형을 보여 줬다. 실천연대는 2015년과 동일하게 2016년에도 교회 갈등과 관련된 상담 주제 대부분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담임목사와 관련됐다고 보고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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