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훈장 모란장 받은 이탈리아 출신 강칼라 수녀
평생 한센인을 위해 헌신해 온 공로로 강칼라 수녀가 한국의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평생을 한센인들을 위해 헌신한 ‘푸른 눈’의 수녀가 지난해 연말 한국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강칼라(73) 수녀는 정부 서울청사에서 29일 열린 수여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다. 한국 정부는 48년간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며 나눔과 배려를 실천해온 공로를 인정해 이날 강 수녀에게 모란장을 전달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강 수녀는 지난 1968년 한국에 도착해 한센인촌인 호암마을에 정착한 뒤 지금까지 거동이 불편한 한센인들을 돌보고 지원하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그녀의 성인 강씨도 호암마을에서 처음 돌보던 한센인의 성에서 따왔으며 칼라는 수녀를 뜻하는 라틴어다.
시상식에서 강 수녀는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호암마을 주민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삶의 기쁨을 얻고 행복을 얻었다”면서 “여생도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나눔을 실천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강 수녀는 “한센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고창 호암마을에서 그동안 봉사를 해왔다”며 “지금도 힘들게 삶을 사시는 분들께 제가 희망의 등불이 되고 싶고 생을 다할 때까지 한센인과 어르신들을 돌보며 호암마을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는 한국에 전쟁고아나 한센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이역만리 떨어진 한국을 찾았다. 강 수녀는 이탈리아에서도 2차 세계대전으로 부모를 잃은 120여명의 아이들을 돌봤다.
강 수녀는 한센병인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한글을 깨우쳤다. 또 한센병 치료를 염두에 두고 스페인으로 건너가 폰틸레스 병원에 딸린 작은 학습관에서 세 달간 한센병을 공부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한센병 치료약이 없어서 독일구호단체가 제공한 소량의 약으로 한센인을 돌봤다.
강 수녀는 한센인 뿐만 아니라 한센병자 자녀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생활비를 지원하고 초등학교를 유치하는 등 교육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 덕분에 지난 1995년에는 한센인들의 자녀를 위한 덕천초교 분교가 세워지기도 했다.
행정자치부 국민추천심사위원회는 지난 7월부터 공적확인과 현지확인을 거쳐 강 수녀를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자로 선정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강 수녀는 한센인뿐 아니라 한센인 자녀의 생활비와 교육을 지원하고 달동네 맞벌이 가정과 결손가정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며 “과거 서울 영등포 집창촌 여성들과 그 자녀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했는가 하면 노숙자를 위한 의료 지원에도 앞장서 왔다”고 평가했다
<
유정원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