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빈병 판 돈·고사리 기부… 구세군 냄비 온정 답지

2016-12-01 (목)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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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타운 마켓 등 3곳 성탄이브까지 운영

빈병 판 돈·고사리 기부… 구세군 냄비 온정 답지

한인타운에 설치된 구세군 자선냄비에 어린이들이 성금을 전하고 있다.

성탄절 시즌이 시작됐다. 올해도 곳곳에서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기독교 신앙의 정수는 나눔의 실천에 담겨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가난하고 병들고 힘이 약하며 마음이 피곤한 이웃을 돌보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남가주 지역 LA 한인타운에서는 지난달 18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는 24일까지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부터 7시까지 자선냄비가 설치된다. 장소는 갤러리아마켓과, 한남체인 그리고 김스전기 등 3곳에서 운행된다. 모금액 목표는 예년 수준인 4만 달러로 책정됐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이 1928년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 금액이 모금됐다.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은 경기 불황과 갖가지 사회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년 모금액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 구세군 자선냄비 본부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성금이 목표액인 70억원을 넘어 70억3,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반 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한 사랑의 손길이 오히려 더 많았다. 빈 병과 헌 책을 수집해 판 돈을 기부한 80세 노인과 남편의 재취업에 감사하며 성금을 낸 주부 등 각계에서 온정이 답지했다.

구세군 나성교회 이주철 사관은 “미국의 경기가 조금씩 회복돼 가고 있다고 하지만 빈부의 격차만 커져갈 뿐 실제로 서민들의 경기는 좋아지지 않고 있다”며 이 사관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은 많아졌지만 재정은 한정돼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에 시민들의 참여를 더욱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정된 구세군 자선냄비의 모금방법 때문에 한국에서는 지난 몇 년간 ‘찾아가는 교회 자선냄비’ 모금행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찾아가는 자선냄비’는 구세군 교회가 아닌 일반 다른 교회에 자선냄비를 설치한 뒤 주일 예배 광고시간에 모금에 대해 설명하면서 성금 전액을 도움이 필요한 지역 내 여러 곳에 나누는 행사다.

이 사관은 “남가주 지역에서도 한인 교회들이 자선냄비를 통해 이웃과 함께하는 이웃 사랑의 실천을 보여주는 캠페인이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작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정성들이 모여지면 많은 사람의 배고픔과 추위를 달래 줄 수 있으며, 힘들게 살아가는 어려운 가정들에게 그리스도의 기쁨을 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으로 지탄을 많이 받고 있는 교회가 불우이웃 돕기에 동참함으로 사랑을 나누고 전하는 아름다운 교회 문화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며 “연말연시 송년모임에서 모임의 자리를 더욱 뜻 깊은 시간으로 기억되도록 단체의 이름으로 불우 이웃에게 성금을 전하는 것도 뜻 깊은 송년모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의 (213)663-8631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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