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파란눈’ 그리스 사제 선출

2016-11-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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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성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차기 회장

▶ 조성암 한국정교회 대주교, NCCK 92년 역사상 처음, “교회일치·연합운동 전개”

‘파란눈’ 그리스 사제 선출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니콜라스 한국정교회에서 열린 NCCK 정기총회ㆍ신임회장 기자회견에서 조성암 대주교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한국 교계를 대표하는 양대 단체의 하나인 진보성향 개신교 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제65회기 회장에 조성암(56·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레스 조그라포스) 한국정교회 대주교가 선임됐다.

NCCK는 28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국정교회 성 니콜라스 주교좌 성당에서 총회를 열어 조 대주교를 임기 1년의 회장으로 선출했다. 한국정교회 대주교가 NCCK 회장을 맡는 것은 NCCK 92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조 신임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지역별 기독교회협의회에서 정교회가 회장직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개인적으로, 그리고 정교회에도 큰 영광이고 큰 책임을 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사명인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위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겠다”며 에큐메니컬(교회일치와 연합)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마지막 기도에서도 ‘하나가 되라’고 하셨는데 지금 기독교는 그 말씀에 반하는 모습으로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다”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분열된 것은 큰 재난이며 죄”라고 지적했다.

또 조 회장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교회의 사회 참여에 언급, “NCCK 모든 교회와 함께 한국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960년 3월15일 그리스의 아이기나 섬에서 태어난 조 회장은 1983년 아테네 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91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이어 미국 보스턴 홀리 크로스 정교회 신학대학과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각각 교부학과 예술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12월 아테네 대학교 신학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직후, 한국에서 사목활동을 시작했다. 2005년 12월 주교품을 받았으며 2008년 5월 대주교로 선출되고 한국외국어대 그리스어과 교수로도 재직하는 등 18년 동안 한국에서 거주했다.

현재 한국정교회에는 서울, 인천, 부산 등 7개 교회와 2개 수도원이 있으며 약 3,500여 명의 신자가 있다.

1899년 첫 번째 러시아 정교회 선교사 니콜라스 알렉세이에프 보제가 한국 땅을 밟았으나, 러일전쟁과 일제 침략, 한국전쟁 등으로 선교사들이 추방되거나 납북되는 등 수난을 겪었다. 1967년 성 니콜라스 성당이 건립됐으며 2004년 세계 총대주교청에 의해 한국 관구가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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