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특별후원 피아니스트 백건우 뉴욕필 협연
▶ 12월8~10일 링컨센터 데이빗 게펜홀...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
피아노계의 거장 백건우가 올해로 데뷔 60년과 70세를 맞았다.
1946년에 태어난 백건우는 10세때 독주회를 통해 데뷔, 지금까지도 연주자로서 쉼 없이 달려오고 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순수한 음악인으로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그에게 음악은 언제나 경이로운 존재이자 삶의 원동력이다.
일정 기간 한 작곡가를 집중 탐구하는 스타일이라 ‘건반 위의 구도자’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가 예순이 넘어 만난 베토벤 음악은 또 하나의 도전 과제였고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을 녹음한 후 2007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7일이라는 짧은 기간 전곡을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1972년 뉴욕 유학시절 링컨센터 앨리스털리홀에서 가진 독주회에서 무려 3시간에 걸쳐 라벨의 피아노 전곡을 연주할 만큼 라벨의 음악을 집중 탐구했고 무소르그스키,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에프 등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영화, 책, 심지어 마시는 차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전반을 공부하는 엄청난 노력파였다고 줄리어드 음대 동창인 김태자(뉴욕 필 백건우 협연 한인 후원회 조직위원)씨는 전했다.
이처럼 한 작곡가를 골라 오랜 시간 연구하고 파고드는 그에게서 베토벤 곡 완주 이후 한동안 베토벤을 만나볼 수 없었지만 8년만인 지난해부터 베토벤 곡을 다시 연주하기 시작했고 내달 8~10일 링컨센터 데이빗 게펜홀에서 한국일보 특별후원으로 열리는 뉴욕 필하모닉(이하 뉴욕 필)과의 협연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들고 뉴욕 관객들을 찾아온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뉴욕 유학 시절은=지금으로부터 55년전인 1961년 연주자로서 꿈을 펼치기 위해 뉴욕으로 왔다. 영화 ‘페임’의 배경이 된 예술학교인 뉴욕 라과디아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며 줄리어드예비학교에서 로지나 레빈에게 지도를 받았다. 이어 줄리어드 음대와 대학원을 나온 뒤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으로 건너갔다.
1960년대 줄리어드 입학 당시 한국 학생들이 거의 없던 시절, 나에게 뉴욕은 아주 낯선 곳이었으나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뉴욕 필과 유진 오먼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 거장들이 이끄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들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카네기홀과 링컨센터를 오가며 음악에 심취했다. 훌륭한 음악가들이 있는 뉴욕은 그렇게 내게 큰 위로가 되었고 얼마후 피아니스트 김형배, 이대욱,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김의명 등 한국 학생들과 수학하게 됐다.
■뉴욕 필과 뉴욕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소감은=제2의 고향인 뉴욕에서 뉴욕 필과 70세 생일을 맞는 기분이다. 뉴욕 관객들과 함께 줄리어드 동문들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라 반갑고 기쁘다. 뉴욕 필과의 공연은 2004년 내한공연에서 로린 마젤 지휘의 뉴욕 필과 호흡을 맞춘 이래 12년만이다. ■부인 윤정희씨와 함께 하는 특별한 나들이로 들었다=올해는 우리 부부 결혼 40주년이자 아내인 윤정희에게는 영화배우 데뷔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함께 축하하는 의미에서 뉴욕 필 협연을 기회로 뉴욕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악가가 있는 가=음악가로서 성장하려면 모든 음악을 섭렵해야 한다고 본다. 폭넓은 레퍼토리가 음악의 성숙함과 완성도를 높여주는 것이라 보고 나이들어 베토벤 음악을 더욱 사랑하게 됐지만 평생 많은 작곡가의 음악을 연구하고 탐구하고자 했다.
■연주 생활 60년을 되돌아본다면=연주생활을 오래하면 할수록 음악이 주는 행복만큼 큰 것은 없다고 본다. ■뉴욕 관객들에게 전할 말은=뉴욕은 청소년과 대학시절을 보낸 곳이다. 뉴욕에서 뉴욕 필과 호흡을 맞추게 돼 감회가 새롭고 아름다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최상의 연주로 뉴욕 관객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백건우는 누구인가
불도저, 거인손이라 불리우는 피아노의 거장 백건우는 한국에서 배재중학교를 졸업하고, 15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1961년 뉴욕 라과디아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줄리어드 음악학교에서 로지나 레빈에게 지도를 받았다.
이어 줄리어드 음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그 후, 영국 런던에서는 일로나 카보스, 이탈리아에서 귀도 아고스티, 독일에서 빌헬름 켐프에게 사사했다. 그는 1967년 뉴욕 나움버그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고 1969년 리벤트릿 콩쿠르 입상과 세계적 권위의 부조니 국제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다.
1972년 링컨센터 앨리스털리홀에서 라벨 전곡을 연주, 카네기홀에서 제임스 콘론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함으로써 뉴욕 데뷔를 했다. 지휘자 로린 마젤, 마리스 얀손스, 네빌 마리너, 볼프강 자발리쉬, 이르지 벨라흘로베크, 미하일 플레트네프, 드미트리 기타옌코,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 이반 피셔, 파보 예르비, 엘리아후 인발, 펜데레츠키 등과 협연했다.
또한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인 뉴욕 필,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드 파리, 파리 내셔널 오케스트라, 베를린 심포니, 모스크바 필하모닉 등과 협연했다. 2003년 바르샤바 필하모닉과 함께 쇼팽 협주곡 전곡을 녹음했고 2005년에 베토벤 소나타 32곡 녹음을 시작하여 2007년에 전곡을 완성했다.
■백건우 뉴욕 필 협연(지휘 이르지 벨로흘라베크) 안내◈일시: 12월8일 오후 7시30분, 12월9일 오전 11시, 12월10일 오후 8시◈장소: David Geffen Hall at Lincoln Center, 10 Lincoln Center Plaza, New York◈입장료 할인: 15인 이상 그룹 25%까지 할인, 한국일보 독자들에게는 12월9일과 10일 공연 티켓을 37%까지 할인(코드 NYPPAIK 제시), 12월9일 티켓 35~65달러(일반 가격 55~74달러), 12월10일 티켓 45~75달러(일반 가격 66~100달러)◈연주곡: 야나체크 죽음의 집 전주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백건우 협연), 드보르작 교향곡 6번◈티켓문의: 212-875-5656, www.nyphil.org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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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