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홀로서기 성공… KM 파트너로

2016-11-03 (목)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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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선교교회 EM ‘OMC 패밀리채플’ 25주년

▶ 재정·행정·리더십 독립 교회 갈등에도 꿋꿋이, 선교·교육·봉사 협력 “1세 신뢰·인정해야”지적

홀로서기 성공… KM 파트너로

피터 유 전도사(오른쪽부터), 박형은 목사, 자슈아 임 전도사가 고 임동선 목사 사진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저희는 이 교회에서 줄곧 자라고 성장했습니다. 교회에서 분열이 생기고 아픔을 겪는 모습도 다 지켜봤죠.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힘들 때도 교회에 머물며 교회를 위해 일하라’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둘 다 우리 만의 동질감이 있어요.”영어권(EM) 교회인 OMC 패밀리채플을 이끌고 있는 피터 유 전도사와 자슈아 임 전도사는 모두 동양선교교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잔뼈가 굵었다. 그리고 지금은 동양선교교회가 세운 EM교회를 이끄는 사역자가 됐다.

OMC 패밀리채플은 지난달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재정은 물론 행정과 리더십 모두 1세 교회인 동양선교교회에서 완전히 독립을 이뤘다. 1세들의 갈등과 분란 속에서도 꾸준히 본연의 자리를 지키면서 신앙의 성숙을 이뤄왔다.

“건물은 한어권(KM) 교회를 빌려 쓰지만 나머지는 홀로 서기에 성공했습니다. 오히려 교육부 교사의 상당수가 저희 EM 교인들이에요. 행사 때 자원봉사자로도 KM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EM과 KM 파트너십의 좋은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유 전도사는 과거 1세 성도들끼리 다툼이 있었지만 그런 와중에도 교회가 새로운 교인들로 다시 채워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하나님이 주는 소망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KM 성도들의 기도가 항상 놀라운 힘과 후원이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EM 교회의 부흥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본인이 1.5세 출신인 동양선교교회 담임 박형은 목사는 “KM과 공존한 EM교회 가운데 잘 된 곳이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교회에서 1세들이 싸우면 가장 먼저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2세라는 것이다. 박 목사는 “EM은 1세 분쟁의 피해자였다”며 “선교, 교육, 봉사를 KM과 EM이 서로 협력하고 공존하는 목표를 향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임 전도사는 1세 KM교회가 EM교회를 성인으로 신뢰하고 독립성과 책임감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M교회의 리더들이 오너십을 갖고 교회를 열정적으로 섬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담임목사와 EM 교역자들이 대화가 부족한 점도 한인교회의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EM 사역자는 자주 교회를 옮기게 됩니다. 제자훈련을 하고 교회를 세워가야 하는데 오래 있기 힘들어지는 거죠. 한인교회는 목사를 키우려는 생각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교회마다 EM사역자가 부족해지고 그나마 2세 목회자들은 다민족 사역으로 방향을 바꾸는 거죠.”유 전도사도 교회 안에서 ‘세워주는 문화’가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KM과 EM이 서로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소통이 부족하다보니 오해와 불필요한 낭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물론 EM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매주 한 번씩 KM 교역자 미팅과 아침식사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친해지고 무엇을 협력해야 할지 잘 알게 되더군요.”이들 EM 교역자들은 1세에 대한 고마움과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임 전도사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 1세에 감사하며, 2세도 이런 점을 인정해야 한다. 또 부모는 돈과 좋은 직장이 전부가 아니라, 가장 먼저 무엇이 ‘가치’있는 것인가를 자녀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1세 문화를 바탕으로 한인사회 울타리를 넘어 커뮤니티를 섬기는 2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 전도사는 “영성과 교육의 기본은 가정이고 부모가 매일 시간을 내서 자녀에게 크리스천 밸류를 가르쳐야 한다”며 “세상적 성공을 위해 학원비 등은 아끼지 않으면서 자녀의 영적 성공을 위해서는 투자하지 않는 세태를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OMC 패밀리채플은 이번 주일부터 오전 11시 예배를 추가한다. 영어권 한인의 발길을 교회로 되돌리고 자녀들의 주일학교 출석을 돕기 위해서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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