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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신학대서도 음악 박사학위 받는다

2016-10-20 (목)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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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미션대, 학위인준 ATS 심사 첫 통과

▶ 지휘·성악 실력 인정 주류와 어깨 나란히

한인 신학대서도 음악 박사학위 받는다

송정명 총장(앞줄 오른쪽) 등 월드미션대 관계자들이 ATS 심사위원들과 박사과정 심사를 마치고 사진을 찍었다.

한인 교계의 교회음악이 주류 정상급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견주게 됐다. ATS(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는 월드미션대학교(총장 송정명 목사) 교회음악 박사학위를 인준할 예정이다. 한인 신학교 가운데 음악박사 과정을 ATS로부터 인정받기는 사상 처음이다.

ATS는 신학대학원협의회로 신학이나 목회 분야에서 종사할 전문인을 양성하는 대학원급의 신학교의 인가를 총괄하는, 연방 교육부가 공인하는 인가기관이다. ATS가 인준하는 박사학위는 미 전역의 최고 교육기관에서 정식으로 인정을 받는다.

ATS는 박사과정 및 학위 인준을 위해 심사팀을 파견해 지난 10일부터 3일 동안 월드미션대학교의 교육 시스템과 현장을 실사하고 교수진 및 학생 등을 직접 인터뷰했다.


심사팀은 음악학과장 윤임상 교수 등 교수진의 학문적 실력과 더불어 교회 및 주류 음악계에서 활동하는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트만 음악대학 교수를 지내고 UCLA 학장을 역임한 도널드 뉴엔 교수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강의실을 둘러보고 교육적 수준을 인정하기도 했다. 뉴엔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합창 지휘자로 전국에서 세 손가락에 꼽히는 원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윤임상 교수는 “최고 인가기관인 ATS에서 한인이 세운 대학교에 처음으로 음악 박사과정으로 학위를 허가해 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윤 교수는 “오랜 기간 준비한 덕분에 까다로운 과정을 통과했으며 지난 4월 서류를 심사한 후 이번에는 심사위원들이 직접 방문해 구체적으로 조사한 것”이라면서 “심사위원들의 추천에 의해 ATS가 내년 1월 말에 최종 승낙 서류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월드미션대학교는 지난 2005년 윤임상 교수에 의해 음악학과를 개설해 12년 동안 80여명의 음악학과 학부 및 대학원 졸업생을 배출했다. ATS는 실사 과정에서도 이런 실적을 크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미션대 음악과 졸업생 중에는 포르투갈 아순시온 국립대학교 오페라 지휘교수와 아순시온 청소년 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로 활약하는 박종휘 교수를 비롯해 LA 심포니에타 상임 지휘자 김용제, 오페라 캘리포니아 지휘자 이현진, 영엔젤스 합창단 지휘자 조현주, 코랄데움 지휘자 이경원, 테너 오위영, 소프라노, 김희우, 신선미, 메조소프라노 조지영 등 곳곳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교수, 지휘자와 성악가들이 망라돼 있다.

윤 교수는 “지난 12년 동안 19회에 거쳐 30여명의 오케스트라 및 지휘를 전공하는 학생들 그리고 성악과 악기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협연하며 한인 사회에 음악 문화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은 라크마(LAKMA)합창단의 활동 역시 이번 인준과정에서 크게 인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이 시대는 세속적 음악이 무분별하게 교회음악에 들어와 영향을 미치면서 교회음악의 본질이 점차 상실돼 가고 있다”며 “건강한 교회음악 과정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박사과정을 통해 교회음악의 본질을 되찾고 영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교회음악과 창작음악 지도자를 양성하게 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월드미션대학교는 박사과정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를 오는 11월12일 오후 6시 동양선교교회 교육관 2층 연회장에서 가질 예정이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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