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 65%가 “트럼프 지지”
▶ 유색인종 기독교인은 62%가“클린턴에 투표” 선거 후도‘간극’오래갈듯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이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인종에 따른 지지도가 어느 때보다 확연하게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백인 기독교인들은 다수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지만, 아시안을 비롯한 비백인 다인종 기독교인들은 절대 다수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65%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클린턴을 지지하는 사람은 10%에 불과했다. 이와는 달리 아시안, 히스패닉, 흑인 기독교인은 62%가 클린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했으며 트럼프 지지는 15%에 불과했다.
아직 누구에게 표를 던질 것인지 결정하지 않은 기독교인은 백인이 16%, 다른 인종은 13%를 각각 차지했다. 인종을 넘어서 복음주의 기독교인 전체를 대상으로 집계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가 45%, 클린턴 31%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27일부터 10월1일까지 진행됐기 때문에 최근 연일 터지는 트럼프 후보의 성추행 보도의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애너티 투데이(CT)는 보수적인 신앙을 가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사이에 트럼프에 대한 지지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기독교인의 비율이 민주당원에서는 12%로 나타났지만 공화당원의 경우 17%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실시한 라이프웨이 스캇 맥코널 국장은 “기독교인은 동일한 믿음의 원칙을 서로 공유하고 있지만 투표에서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맥코널 국장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사이에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커다란 간격이 존재하고 있으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이런 차이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라이프웨이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복음주의 기독교인에 대한 정의와 조사 대상층 선정이 올바르게 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까지 보수적 신앙을 가진 복음주의 기독교인을 분류할 때 조사 대상자 스스로가 밝힌 자료에 따랐지만 실제와는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고 내세우는 백인 기독교인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실상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미국인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기준은 이 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라이프웨이가 조사한 결과로는 복음주의 미국인 가운데 5명 중의 2명은 아시안, 흑인, 히스패닉 등 다인종 교인이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종적 다양성을 고려하면 복음주의 기독교인의 정치성향도 당연히 공화당 지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의견과 시각을 띠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라이프웨이는 이번 대선에서는 이전과 달리 낙태 찬반, 종교적 자유 등의 이슈가 기독교인 사이에서도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경제 상황과 국가 안보 등의 문제가 훨씬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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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