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증 반복·잇몸 부으며 치조골 녹아 치아 상실
“며칠 지나면 통증이 사라졌는데 이번엔 다르네.” 하루가 멀다 하고 술을 마시는 직장인 K(43)씨는 어금니가 흔들려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데다 통증으로 인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 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다. 결국 어금니에 이어 송곳니도 빠졌다. K씨는 치과 치료를 받았지만 치조골이 녹아 임플란트도 하기 어려워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
K씨처럼 치아 없이 살다 문제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없는데 이가 빠지는 것은 치아관리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사람 중 1~2개 이가 빠진 사람이 많다. 특히 저녁 늦게까지 술 마시고 귀가해 양치질하지 않고 잠들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치아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아 세균 번식으로 염증이 생긴다. 처음에는 며칠 후 부은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통증이 사라진다 하지만 반복되면 결국 치아를 지지하고 있던 치조골이 녹아 치아가 빠지게 된다.
김성훈 서울대치과병원 교수는 “치조골이 단단하게 치아를 잡아줘야 치아가 뽑히지 않는데 잇몸관리를 하지 않으면 음식물 찌꺼기 등이 축적돼 염증이 발생해 치조골이 녹아내려 치아가 빠진다”고 말했다.
술 마시고 양치질하지 않고 잠들면 우리 구강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권희준 은평사과나무치과 원장은 “음주ㆍ흡연을 하면서 양치질을 하지 않는 등 치아관리를 하지 않으면 세균번식으로 염증이 발생하는데 처음에는 며칠 후 통증이 사라지지만 결국 이가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미 치조골이 녹아 이가 빠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가 빠지면 우선 심미적 문제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데 위축된다. 치아손실로 인해 제대로 발음할 수도 없다. 김 교수는 “치아가 여럿 빠진 사람과 대화하면 발음이 새는 걸 알 수 있다”면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 매사에 자신감이 결여돼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빠진 후 치료 받지 않고 방치해도 문제다. 김 교수는 “이 빠진 후 1년 내 치조골이 가장 많이 녹아 내리고, 1~2개월간 치조골이 빨리 부식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