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생 밑바닥에서 주님 만났죠”

2016-10-06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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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알의 밤’ 14일부터 행사에 출연하는 가수 박완규

“인생 밑바닥에서 주님 만났죠”
“가수 박완규도 크리스천인가요? 예수님을 믿나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의아해 하는 분이 많으세요. 짧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예수님은 저의 주인이시고요, 예수님이 없으면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신실하게 살아야 하는데, 천국 가서 주님을 뵙는 게 저의 소원입니다.”

박완규씨(사진)는 솔로 데뷔앨범인 ‘천년의 사랑’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의 대표적 락밴드인 ‘부활’의 보컬 출신인 그는 지금도 정상급 실력파 가수로 인정받고 있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OST를 부르고 그를 부르는 손짓이 이어진다.

큼지막한 체구에 등을 덮은 긴 머리를 휘날리며 무대를 뛰면서 노래하는 그를 보고 관객은 환호한다. 하지만 가수 박완규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열혈 제자다. 천장을 뚫을 듯 치솟는 노래와 터질 듯한 열정으로 공연장을 휘잡던 로커의 영혼에는 바다보다 넓은 은혜에 대한 감사가 가득 차 있다.


박완규는 고등학생 시절 전교 학생회장을 지낸 모범생이다. 그러면서도 밴드를 결성해 일찌감치 무대에 섰고, 미군 부대에서 공연 활동을 벌였다. 그에게 노래는 하나님이 부여한 은사이며 삶의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는 찢어질 듯한 락 대신에 애잔한 발라드 곡을 부른다. 그의 영혼에 빛이 들어온 이후 “더 이상 욕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박완규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로스앤젤레스와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리는 ‘밀알의 밤’ 행사에 메인 싱어로 출연한다. 14일 오후 7시30분에는 ANC온누리교회, 15일 오후 7시는 주님의영광교회, 16일 오후 7시에는 은혜한인교회에서 막이 오른다.

이번 콘서트에는 시각장애라는 고난을 이기고 당당하게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노유진씨와 한국의 인기 TV프로그램 ‘K팝스타 5’에서 스타로 발돋움한 가수 유제이씨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올해도 ‘밀알의 밤’을 통해 모인 성금은 장애우를 돕는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제 주변에 음악 사역하는 분들이 꽤 많으세요. 이번에 동행하는 분도 크리스천 락밴드를 하는 분입니다. 가수 소향씨와도 밀알의 밤처럼 좋은 행사가 매년 펼쳐지는데 동참하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죠. 그러다 이번에 출연할 기회가 주어졌어요.”

이번 콘서트의 주제는 ‘행복’이다. 하나님에게 의지하며 절대자의 뜻을 이루는 삶은 행복하다. 박완규가 지나 온 인생이 여정도 행복을 이루기까지 고난과 좌절로 점철돼 있다. 인기 절정에 있던 그가 잘못된 계약과 가난에 시달리고 가수의 생명인 성대까지 망가졌을 때 박완규는 인생의 밑바닥을 쳤다. 그리고 심연의 어둠 속에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만났다. 그러면서 기적의 선물로 부활과 행복이 그의 삶에 찾아 들었다.

“밀알의 밤에 참석한 분들 중에는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런 아름답고 행복한 밤을 통해서, 그리고 저 박완규를 통해서, 주님께로 오는 다리 역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 스스로도 몸과 영혼을 더 정결하게 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밀알의 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솔로로 활동하지만 여전히 밴드 ‘부활’은 그에게 친정 같은 존재다. 리더 김태원과는 지금도 형제처럼 지낸다. 김태원은 박완규에게 이렇게 말했다. “목소리를 다쳐도 좋고, 몸을 다쳐도 좋고, 마음을 다쳐도 좋다. 그러나 영혼은 다치면 안 된다. 그러면 진짜로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된다.”

밀알의 밤은 가수 박완규가 이민사회 한인 동포들과 나누는 소통의 무대다. 실력과 진정성 하나로 달려 온 그가 인생의 나락에 빠졌을 때, 그의 손을 끌어당겨 다시 솟구쳐 오르게 한 힘이 누구인가를 전하고 싶은 것이다.

문의 (657)400-9570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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