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틴에이저 즐겁게… 믿음 저절로 생겨요

2016-10-04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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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CCC 청소년 아웃리치

▶ 베이커스필드 등 소교회 집회

틴에이저 즐겁게… 믿음 저절로 생겨요

KCCC USA 모임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세대를 이어가지 못하는 신앙은 고통스럽다. 피를 나눈 자식과 가족이 외면하는 믿음은 고독하고 메마르기 때문이다. 가치관과 도덕의 기준이 혼돈의 폭풍에 시달리는 요즘 후대에 진리를 알리는 일은 핑계를 댈 수 없는 필수적 사역이 됐다.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KCCC(한국대학생선교회) USA에서 간사로 일하는 이기송 목사는 시편 71편의 성경 구절을 소개하며 차세대를 향한 신앙의 계승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강조했다.


도시선교 사역(City Ministry)을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는 이 목사는 오는 15일 베이커스필드 한인장로교회에서 청소년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4시까지 이어지는 입체적 이벤트다.

찬양과 예배가 중심이지만 틴에이저들이 교제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순서가 준비된다. 친해지고 재미를 느껴야 복음이 들어 설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완고하고 권위적인 교회와 목회자에게 청소년들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결국은 신앙의 뿌리가 내리지 못하기 마련이다.

KCCC 사역팀은 멀리 떨어진 지역을 찾아 청소년 집회를 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샌디에고 지역에서 틴에이저 사역을 벌였다. 리버사이드, 팜스프링스 지역에서도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모두 작은 교회에 출석하는 청소년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 청소년들이 발을 붙일 만한 중고등부 교회학교가 소규모로 운영되거나 아직 개설하지 못한 교회들이다.

“여름성경학교(VBS)조차 열기 힘든 작은 교회들이 아주 많습니다. 제대로 찬양하면서 예배 드리기도 힘든 여건입니다. 숙련된 찬양팀과 준비된 간사들이 찾아가 성경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혼자가 아니다’라는 격려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겁니다.”

KCCC 사역의 목적은 지역교회를 돕고 힘을 합쳐 차세대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이번 달에는 남가주 전체 대학교 캠퍼스의 KCCC 사역에 동참하는 대학생들이 모이는 체육대회가 열린다. 또 다음달에는 크리스천 댄스 경연대회도 개최된다. 지난해에는 무려 800여 명의 청소년이 몰렸으며 비신자 학생이 대거 참석했다.

“아직 신앙이 없는 학생들에게 전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입나다. 청소년들은 ‘느낌이 오면 믿는다’는 식이에요. 청소년 시절에 단 한 번이라도 복음을 들을 기회를 줘야 합니다. 중고생들이 복음을 가장 잘 받아들입니다. 그만큼 순수한 거죠. 대학교 때는 이미 늦은 감이 있을 정도에요. 차세대가 영적 생활을 보고 체험하며 배울 시간을 제공해야 합니다.”

내 교회, 네 교회를 떠나 청소년들이 복음을 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접촉점을 마련하는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이 목사는 말했다. ‘독불장군’식은 이제 기독교 사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변 정보는 아이들이 더 잘 알아요. 어느 교회는 어떻게 하고, 사역자는 어떤 사람인지 자기들끼리 다 말합니다. 아이들은 서로 모아만 놓아도 은혜를 받아요. ‘나만 예수 믿는 게 아니구나.’ ‘다른 애들도 믿는구나.’ 이런 현실이 청소년의 신앙을 단단하게 만들죠.”

틴에이저들은 소그룹으로 모아 놓으면 밤을 새며 이런 저런 속을 털어놓고 그 와중에 울면서 변화한다고 이 목사는 소개했다. 또 교회들이 연합해야 도태하지 않고 존립할 수 있다며 특히 청소년 사역을 위해 지역의 작은 교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KCCC는 오는 12월20일부터 23일까지 하이어 콜링 컨퍼런스를 샌디에고 지역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문의 (213)-389-5222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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