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천 없는 믿음은 값싼 구원” 노교수의 올곧은 신앙전수

2016-09-29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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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랜드대 송택규 부총장

▶ 한·미·캐나다 잇달아 집회

“실천 없는 믿음은 값싼 구원” 노교수의 올곧은 신앙전수

송택규 목사가 강의를 마치고 학생들과 신앙을 논하며 망중한의 짬을 가졌다.

노인의 지혜와 청년의 패기가 뭉칠 때 역사가 이뤄지고 조직은 전진한다. 교회가 다시 부흥의 길로 접어들려면 세대가 하나 되며 전승하는 신앙이 필요하다. 로드랜드대학교 부총장인 송택규 목사는 ‘실천하는 믿음’을 강조하는 목회자다. 말로만 믿는다고 하면서 정작 믿음의 길을 가지 않으며 신앙을 착각하는 소위 ‘값싼 구원’을 경고한다.

송 목사는 손자손녀 뻘 되는 후학들에게 구원의 여정을 강조한다. 믿음을 갖기 시작해 성화에 이르기까지 구원이 이뤄지는 과정의 중요성을 누누이 되새긴다. 그가 쓴 ‘성막 영성’의 원고가 한국의 지저스타임스에 연재되면서 매회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송 목사가 쓰는 칼럼에 네티즌이 몰리면서 45만 건이라는 놀라운 클릭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캐나다 캘거리의 교회 초청으로 2박3일의 집회를 가졌고, 12월에는 밴쿠버 집회가 예정돼 있다. 다음달 초에는 한국의 신학교에서 특강을 인도한다. 이민교계 70대 평범한 노(老) 목사의 무엇이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일까?


“하나님은 쉬운데, 인간들이 어렵게 만들어 멀어지게 만들었다”고 송 목사는 일갈했다.

“사람들은 걸핏하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진리를 떠나 선과 악을 구별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없습니다. 자기 중심의 자기 판단일 뿐이죠. 인간의 법은 시대나 장소마다 달라집니다. 진리는 다수결로 정해지는 게 아니죠. 연방대법원이 5대4로 동성결혼을 합법화 시켰지만 진실이 되는 건 아닙니다.”

학생들은 종종 그에게 율법과 은혜의 관계를 질문한다. 그래도 인간 사회에는 법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도다. 송 목사는 십계명의 가치를 들어 답변을 준다.

“동물은 약육강식으로 살아가지만, 사람에게는 공생이 원칙입니다. 십계명은 ‘인간답게 선악을 구별하고 살아라’하는 뜻으로 하나님이 주신 율법이죠. 부도덕한 재벌이나 독재 권력은 여기에 위배됩니다. 보통 사람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조리와 타락도 지식을 앞세운 인간의 교육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송 목사는 강조했다. 그리고 성령이 함께 하는 하나님의 교육이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예수님은 팔복(八福)의 말씀을 통해 율법을 완성시켰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에게 복이 있다’로 시작하는 팔복은 실존하는 하나님을 보고 알라고 주신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하나님을 믿습니다. 그러니 믿음이 생기지도, 자라지도 않는 것입니다.”

강단에서 그가 자주 받는 질문 중에는 ‘하나님은 형체가 없는가?’도 포함된다.
“성경의 창세기에 하나님의 형상대로 인간을 만드셨다고 쓰여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런 질문에 대해 ‘나를 보라’고 대답하셨고요. 우리가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존중해야 하는 까닭을 알 수 있죠.”


송 목사는 헌금이라는 말도 틀렸다고 지적했다. 돈을 바치는 게 봉헌의 참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삭이 외아들을 바치듯, 봉헌 순서는 나의 전부를 바치는 시간입니다. 그래야 내가 죽고 거듭날 수 있는 거죠. 하나님은 거지가 아닙니다. 예배자가 생명을 바쳐야 합니다. 성막에서 드린 제사의 영성이 교회에서 사라지면서 교인들이 성령님을 만나지 못하고 있어요.”

진정한 예배를 통해 영적으로 죽은 사람은 남을 헐뜯을 틈도, 다른 이에게 현혹될 여지도 없다고 송 목사는 잘라 말했다. 본인의 신앙 여정을 묵묵히 걸어 갈 뿐이라는 것이다. 모두 ‘죽지 않고, 펄펄 살아서 문제’라는 이야기다.

“이 땅은 천국 실습장입니다. 여기서도 모르는 천국을 간다는 게 말이 됩니까? 실존하는 하나님을 인정해야 합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이 하신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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