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색이 검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나요?”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자주 묻는 말이다. 이때 대부분의 환자들은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한 번도 색깔을 안 봤어요. 그냥 물을 내리거든요.”여러분도 여러분의 대변 색깔을 보시는가? 혹시 한번이라도 대변색깔이 검은 적이 있었는가? 그러면 대변색이 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결론부터 말하면 대변색이 검다는 것은 상부 소화기에서 출혈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부 소화기라는 것은 식도와 위, 십이지장까지를 말한다. 만약 이 부위에서 출혈이 생기면 위에 있는 위산과 합쳐지면서, 피가 검은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검은 피가 음식물과 섞인 후 변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검은 색깔의 음식을 먹어서 검은 변이 나왔다고 주장하는데 그럴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상부 소화기의 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상부 소화기 출혈의 대표적인 예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출혈성 위염, mallory weiss tear 등이 있다. 드물게 음식물 중에 혹시 동물의 피가 섞인 음식, 즉 순대(돼지피가 있음) 등을 먹으면 위장 출혈 없이도 검은색 변이 나올 수 있다.
또, 처방 없이 파는 위장약 중에 펩토비스몰(Pepto Bismol)이 있는데 이 중에는 비스무스(Bismuth) 성분이 있어서 이것을 먹게 되면 위장출혈이 없어도 변 색깔이 검어진다.
하여간 변 색깔이 검다면 일단 위장출혈을 꼭 의심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나이가 든 사람에게 검은색 변이 생기면 위암을 의심해야 한다.
간혹 어떤 분들은 대변색이 짜장면처럼 검게 나왔다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것은 많은 양의 위장출혈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검은 변이 있으면 꼭 위 내시경을 실시해야 한다.
어떤 이들은 위 내시경을 필요 이상으로 두려워해 “먼저 위장약을 먹어보고 안 되면 내시경을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20~30대 초반에서는 1~2개월 정도 그럴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위 내시경을 해야 하고, 한국인에게서는 가끔 젊은 연령층에서도 위암이 발견되곤 하므로, 한번은 위 내시경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필자가 늘 얘기 하지만 한국인의 1위 암은 위암이고, 위 내시경은 아주 쉽고 안전한 검사에 속하므로 아무런 위장 증세가 없더라도 40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물며 위장 출혈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나이에 상관없이 꼭 위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 대변에서 진짜 빨간 피가 나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이 때는 대장출혈을 의미한다. 즉, 대장에서 피가 날 때는 위의 경우처럼 위산이 없으므로 피가 검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가 그냥 붉게 피의 색깔을 내는 것이다.
이 때에는 Sigmoidoscopy(결장내시경: 보통 직장내시경이라고 부른다)나 대장내시경(Colonoscopy)을 해서 대장에서 어떤 질환으로 피가 났는지를 조사해야 한다.
젊은 사람일 때에는 치질이나 대장염(특히,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씨 병)을 의심하고, 나이가 50세 이상인 경우는 대장암을 의심해서 꼭 대장내시경을 받기를 권하는 것이다.
젊은이의 경우 피가 대변 바깥에 묻어나왔을 때 치질을 의심해서 일단 치질 좌약을 사용해 보기도 한다.
그래도 3~4주 내에 안 나으면 결장내시경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변이 전체적으로 빨간색을 띠고 있다면 치질보다는 대장 깊은 부위의 출혈을 의심해야 하므로 젊은이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대장 내시경이 필요하다. 하여간 “대변이 검다면 위장출혈, 위장출혈은 위내시경이 필요하다.” 이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문의 (213)480-7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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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영 <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