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잡음 없는 새 담임목사 선임’ 신선

2016-09-06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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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C 온누리 김태형 목사체제

▶ 검증된 내부목회자 청빙

‘잡음 없는 새 담임목사 선임’ 신선

프리웨이 210번 인근 선랜드에 위치한 ANC 온누리교회는 전원교회로 알려져 있다.

ANC 온누리교회가 리더십과 성도가 원만한 합의를 이루며 새로운 담임목사를 사실상 결정<본보 3일자 A2면 보도>한 것으로 보이면서 교계와 한인사회는 “성숙한 성도가 빚어낸 건강한 절차의 결실”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크고 작은 교회들이 교인들 간의 내분과 목사의 전횡, 금품 스캔들 등으로 지탄을 받는 와중에 “신선한 소식을 접했다”는 평가다.

ANC 온누리교회는 지난달 28일 교인 총회와 당회를 잇달아 열고 현재 영어권 목회를 맡고 있는 김태형 목사를 담임목사로 선임하기 위한 절차를 통과시켰다.


ANC 온누리교회는 이날 주일예배 이후 교인총회를 열어 참석 인원의 95% 찬성으로 공동담임목사 체제를 철회하고 단독 담임목사를 청빙하기로 결정했다. 이어서 열린 당회에서는 참석 당회원 33명 가운데 28명의 찬성으로 김태형 목사를 단독 담임목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ANC 온누리교회는 오는 10일 교단법이 정한 대로 안수집사를 포함한 ‘카운슬’(Counsel)에 김 목사의 담임목사 선임 안건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안건이 카운슬에서 승인을 받게 되면 25일 교인 총회에서 담임목사 추대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태형 목사의 담임목사 추대를 사실상 묵시적 전제로 상정된 단독 담임목사 제안이 이미 교인 총회에서 95%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통과됐고, 당회에서도 김 목사 추대안이 승인을 거친 상태여서 이변이 없는 한 김태형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ANC 온누리교회는 4년 전부터 공동 담임목사 제도를 채택해 교회를 개척하고 20년 동안 담임을 맡았던 유진소 목사가 한어권을 맡고 김태형 목사가 영어권 및 교육과 주류 커뮤니티 사역을 담당했다. 지난 4월 유진소 목사는 한국 부산에 위치한 대형교회인 호산나교회의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교회는 새로운 공동 담임목사 청빙을 놓고 논의를 거듭해 왔다. 그러다 이번에 단독 담임목사 제도로 돌아가면서 외부에서 청빙하는 대신 김 목사를 담임목사로 추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교인 총회에서 김영민 장로는 “우리 교회는 한국어로 목회를 담당하던 유진소 목사와 차세대 목회를 담당하던 김태형 목사, 두 분의 담임목사가 역할 분담을 해왔다”며 “유진소 목사가 사임한 후 리더십들은 공동 담임목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고, 한국어 목회를 맡을 후임을 찾아왔지만 우리 교회의 특수한 목회 체제를 잘 이해할 목회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단독 담임목사 체제로 바꾸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교인 총회는 단독 담임목사 제도를 채택했으며 이어서 개최된 당회에서는 김태형 목사의 담임목사 추대안이 통과됐다. 당회에서는 반대의견을 제시한 5명의 당회원도 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 김태형 목사 선임으로 의견을 통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NC 온누리교회가 담임목사 청빙이라는 숙제를 원만하게 해결하면서 교계는 물론 한인사회도 “오랜 만에 성숙한 교회의 모습을 본다”며 환영과 안도감을 표시하고 있다.

ANC 온누리교회의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최근 연달아 이민교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다른 중·대형교회들의 내분과 스캔들이 교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지만 건강한 교회의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반기고 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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