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볼썽사나운 ‘한 지붕 두 회장’

2016-09-03 (토) 12:00:00 이경하 뉴욕지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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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일원의 대표적인 한인 원로 친목단체인 뉴욕상춘회가 한 지붕 두 회장 문제로 시끄럽다.

갈등은 박태환 현 회장 집행부 측이 지난달 운영위원회 표결을 통해 뽑힌 오세재 신임회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재선거를 실시해 김재숙 부회장을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시작됐다. 오세재 회장이 상춘회 모임을 최근 6개월 동안 참석하지 않은 만큼 회칙에 따라 당초부터 오세재 회장은 후보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박 회장 측의 근거다.

이에 대해 전직 회장단 측은 “박 회장측이 선거에서 자신들이 밀었던 김재숙 부회장이 떨어지니까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오세재 회장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전직 회장단은 급기야 지난달 25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회칙 상 김재숙 부회장을 신임회장으로 선출한 것은 원천무효라고 다시 한번 확인하고, 상춘회가 쪼개지더라도 오세재 회장 체제로 상춘회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한 지붕 두 회장’ 사태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했다.

이에 맞서 박 회장 측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숙 회장 체제로 강행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그야말로 한 치의 양보 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스스로 파국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이 같은 광경을 보는 상춘회 회원들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안타깝기 그지없을 것이다. 뉴욕 상춘회는 누가 뭐래도 한인사회에서 존경받는 어른단체로서 노인들의 복지 향상과 여가 활동 활성화를 책임지고 있는 노인 단체이다.

법률 상담 등 여러 가지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야 할 시점에 볼썽사나운 감투싸움으로 이 같은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는 것은 비판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싸움이 길어지면 조직은 부실화하고, 상춘회를 바라보는 회원들의 믿음에도 금이 갈 수 밖에 없다.

내분에 휩싸인 당사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얼마나 염두에 두고 있을 지 자못 궁금하다

<이경하 뉴욕지사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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