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수 비중 늘어난 리메이크 영화 ‘벤허’ 눈길

2016-08-23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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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9년 작과 비교 관전포인트

▶ 복수 불타는 벤허 역에 잭 휴스턴

예수 비중 늘어난 리메이크 영화 ‘벤허’ 눈길

영화‘벤허’가 새로 제작돼 개봉됐다.

예수 비중 늘어난 리메이크 영화 ‘벤허’ 눈길

사진은 영화의 한 장면.


예수 비중 늘어난 리메이크 영화 ‘벤허’ 눈길

인간 세상에는 배반과 거짓이 난무하고 피해자는 보복의 날을 간다. 하지만 하나님은 스스로 ‘전쟁의 신’이며 ‘복수의 주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리스도인이 어렵게 결심하는 용서의 신앙을 후원하고 증폭시키는 힘이 여기에 있다.

영화 ‘벤허’가 지난 19일 미 전역에서 일제히 개봉됐다. 지난 1959년 선보인 ‘벤허’를 21세기 기술과 관점에서 완전히 새로 제작한 영화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가 등장하는 장면이다. 새 영화 ‘벤허’는 이전 버전보다 훨신 더 많은 시간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할애하고 있다. 각종 영화와 TV 등 연예계에서 기독교 색채가 지워져 가는 세태에 예수 그리스도의 비중을 넓힌 결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벤허’는 1880년 출간된 루 월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로마시대, 형제와도 같은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의 몰락과 노예로 전락한 유대인 벤허의 복수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그러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영화의 주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다. 영화의 도입부도 그리스도의 탄생 이야기로 시작한다.

영화 ‘벤허’는 지난 1927년 장편 극영화로 처음 영화화됐으나 당시는 무성영화였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벤허’는 미국의 메이저 스튜디오인 MGM이 1959년에 제작한 영화다. 미국의 거장 감독 윌리엄 와일러가 연출을 맡았고, 찰턴 헤스턴이 벤허 역을, 스티븐 보이드가 메살라 역을 각각 연기했다.

당시 ‘벤허’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2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미술상, 음악상, 음향상 등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총 제작기간이 10년에 동원된 출연진만 10만명에 달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15분짜리 전차 경주장면을 위해 촬영기간이 3개월 소요됐고 1만5,000명이 4개월간 연습했다고 한다.

이번에 개봉된 ‘벤허’는 파라마운트사가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새 영화의 메가폰은 러시아 출신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잡았다.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2016)에서 위컴 역으로 나오는 잭 휴스턴이 새 벤허 역을 맡았다. 잭 휴스턴은 조부와 부친이 모두 영화감독 또는 배우인 영화인 가문 출신이다.

벤허와 대립하는 또 다른 주인공 메살라 역은 토비 케벨이 맡았다.


벤허의 멘토이자 그에게 전차 경주를 가르쳐 준 일데르임 족장 역은 모건 프리먼이 연기했다. 원작 소설에서 일데르임은 아랍 족장임에도 그동안 백인이 이 역을 맡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소설에 걸맞게 유색인종이 연기하게 됐다.

복수심에 불타는 벤허에게 용서란 가르침을 준 예수 그리스도 역은 브라질 배우 로드리고 산토로에게 돌아갔다. 그는 영화 ‘300’(2007)에서 “나는 관대하다”는 대사로 유명한 크세르크세스 황제 역을 연기했다.

새 ‘벤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수 역을 맡은 그를 축복해 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과거 ‘벤허’보다 특수효과가 적지 않게 사용됐다. 1959년작 ‘벤허’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한 전차경주 장면은 모두 ‘수작업’으로 촬영됐지만 이번에는 말과 배우가 위험할 수 있는 장면은 CG로 처리됐다.

물론 영화의 백미인 전차경주의 상당 부분은 실제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장면으로 구성됐다. 이를 위해 잭 휴스턴과 토비 케벨이 12주간 전차 경주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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