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합감리교 내 웨슬리언약협의회 결성

2016-08-18 (목)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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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 문제 등 전통적인 믿음 지키자”

▶ 목회자 등 40명 서명 발족

연합감리교 내 웨슬리언약협의회 결성

동성애자인 카렌 올리베토 목사가 지난 7월 연합감리교 감독으로 서품을 받고 있다.

미국의 주요 교단 가운데 하나인 연합감리교회(UMC)에서도 동성애 결혼을 인정하는 문제를 놓고 찬성과 반대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동성애 찬반에 따라 사실상 교단을 두 개로 나누는 방안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동성애 등 현대 교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각종 사안에 대해 성경적 신앙을 추구하는 새로운 그룹이 등장해 잔잔하지만 영향력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새로 결성된 모임은 웨슬리언약협의회(Wesleyan Covenant Association)로 오는 10월7일 시카고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그룹의 목적을 알리며 새 회원들을 환영하는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연합감리교 소속 목회자를 비롯해 신학자와 평신도 등 40명이 지난 6월 서명한 성명서를 통해 웨슬리언약협의회는 “연합감리교의 미래에 불확실성이 매우 커지고 있는 이때에 전통적인 믿음을 가진 성도와 목회자, 평신도 지도자들이 뭉쳐서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발족의 취지를 밝혔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나누는 일에 교회가 헌신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웨슬리언약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제프 그린웨이 목사는 “교단이 혼돈을 겪고 있는 이때에 협의회가 격려와 소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리더인 키스 보이트 목사는 “미래에도 교회를 인도할 감독위원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전 세계의 감리교인 사이에 하나님의 나라를 발전시켜 가는데 우리의 증거 방식을 나눌 수 있길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보이트 목사는 “궁극적으로 앞으로 연합감리교단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지 상관없이 열매를 맺는 미래를 위해 연합회에 참여하는 회원들은 보다 바람직한 입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덜린 커래스토 목사는 “전통적인 신앙을 가진 젊은 목회자로서 웨슬리언약협의회의 탄생이 매우 기쁘며, 협의회는 하나님의 거룩한 세계의 권위와 웨슬리안 전통, 부활을 이루는 성령님에게 헌신하는 단체”라고 강조했다. 커래스토 목사는 “연례 총회에서 많은 목사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으며, 협의회는 교회의 연합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감리교는 공식적으로 총회 차원에서는 동성애 결혼을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논란이 예상되던 동성애 문제가 투표에 부쳐지지 못했다. 대신 감독회의가 특별위원회을 구성해 논의하도록 결의했다. 이에 따라 특별위원회는 차기 총회가 열리는 2020년까지 동성애 이슈에 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동성애를 인정하는 내부적 움직임이 강한 상태다. 실제로 지난 7월에는 동성애자인 카렌 올리베토 목사가 애리조나주의 파라다이스밸리교회에서 감독 서품을 받았다. 미 전역에서 중북부, 동북부, 중남부, 동남부, 서부 지역회를 통해 총 15명의 신임 감독이 탄생된 가운데 서부지역총회에서 동성애자인 올리베토 목사가 감독으로 당선된 것이다.

이와 같은 동성애 허용 흐름에 대해 지난 총회에서도 반발이 컸다. 864명의 총대들이 참석한 총회에서는 특별히 아프리카나 러시아 등지에서 참가한 대의원들의 반대가 심했다. 이들은 동성애 문제에 관해 자신들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는다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특히 감독위원회가 임명할 특별위원회에 누가 임명될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며, 동성애를 허용하는 교단헌법 개정을 적극 반대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참석한 총대들은 “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이 문제를 내일로 미뤄야 하는가?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해 오늘 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동성애 허용문제를 유보하겠다는 결정에 크게 불만을 나타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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