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앙으로 딴’ 올림픽 금메달

2016-08-10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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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수영 대표팀

▶ 19세 드레셀 스토리

‘신앙으로 딴’ 올림픽 금메달

미국 남자 수영팀이 400미터 자유형 계영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후 기뻐하고 있다. 맨 오른쪽이 케일럽 드레셀 선수.

미국 국가대표 수영선수인 케일럽 드레셀의 왼쪽 어깨에는 커다란 독수리가 새겨져 있다. 이 문신은 폭력배나 겉멋에 빠진 여느 청년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드레셀 선수는 지난 7일 리우 올림픽 수영경기 400미터 자유형 계영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쾌조의 스타트를 미국 대표팀에 선사한 것이다.

드레셀 선수는 올해 나이가 열아홉 살이다. 아직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그가 세계 최대의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배경에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힘이 있다. 그의 어깨 문신은 바로 굴하지 않는 신앙을 다짐하는 징표다. 바로 ‘금메달의 신앙’을 상징한다.

독수리 문신은 이사야서 40장 31절을 상기하기 위해 새긴 것이다. ‘오직 주님을 소망으로 삼는 사람은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를 치며 솟아오르듯 올라갈 것이요, 뛰어도 지치지 않으며, 걸어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드레셀 선수가 문신을 새긴 이유는 경기에서 이기려는 개인적 소망 때문이 아니다. 지난해 전국 수영대회에서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후 그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영 선수로서 좀 더 빨리 헤엄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문신을 새긴 이유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행복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영감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드레셀 선수는 지난 7일 경기에서 미국팀 첫 번째 순서로 나서 마이클 펠프스 선수에 앞서 물에 뛰어 들었다. 이날 그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우며 1등으로 나가던 다른 팀을 0.2초 차이로 바짝 따라 붙었다. 이어서 전설적인 금메달리스트 펠프스 선수가 마침내 경기를 이어받아 선두로 나섰다.

드레셀 선수는 9일과 10일 벌어지는 남자 100미터 자유형 수영 경기에도 출전한다. 온 세계의 시선이 집중하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축전에서 그는 하나님이 삶의 기쁨이자 승리의 원천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증거하려고 한다.

드레셀 선수는 고등학교 12학년 시절 거의 반년 동안 수영을 포기한 적이 있다. 고된 훈련과 치열한 경기가 도무지 즐겁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수영을 시작하려 나섰을 때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했습니다. 그리곤 알았습니다. 잘 되든, 못 되든, 하나님은 저의 모든 것을 돌보신다는 사실을요.”

드레셀 선수는 뱁티스트프레스(BP)와 인터뷰를 통해 세계 정상급 경기에서 순간의 차이로 승패가 결정 나는 경기의 와중에 신앙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설명했다.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어두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바라보는 것을 배웠어요. 그리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신뢰하는 것을 배웠죠. 그게 우리 인생의 힘든 시간이든, 아니면 생애 최고의 순간이든 상관 없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진심으로 믿고 의지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크리스천 가정에서 자란 드레셀 선수는 플로리다대학교에 진학한 뒤부터 신앙의 전환점을 가졌다. 믿음은 이제 부모가 아니라 자신에게서 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수영을 포기했던 시간은 고통스러웠다. 당시 ‘마음을 흔드는 마귀’와 씨름했다고 그는 간증했다. 그 와중에도 주님과 함께 걸어가려 애썼다고 말했다. 그리고 결국은 드레셀 선수는 그리스도를 향한 헌신과 수영장으로 돌아왔다.

“수영은 저에게 아주 소중합니다. 열정을 여기서 발견합니다. 정말 스포츠를 사랑합니다.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친분을 맺죠. 이 사람들과 제 인생에서 최고의 경험을 나눕니다. 수영은 저의 삶입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이고요. 하나님은 저에게 재능을 주셨어요. 그러니 하나님을 위해서, 저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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