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중증 치매노인도 예배 땐 완전히 달라져요”

2016-07-12 (화)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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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운서 돌봄 사역 펼치는 한미치매센터

▶ 인지자극·체조서 영적 섬김까지 무료 봉사

“중증 치매노인도 예배 땐 완전히 달라져요”

한미치매센터에서 무료로 치매노인을 돌보는 사역자와 봉사자들.

“100세 인생의 발목을 잡는 것 중의 하나가 치매가 아닐까요? 유엔에서 최근 인생의 나이에 대한 기준 을 다시 조정했다고 합니다. 66세부 터 79세는 중년이고요, 노인은 80세부터 99세까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80세부터 노인 인구 가운데 네 명 중 한 명꼴로 치매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의 슬픈 현실이에요.”

한미치매센터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치매 노인을 돌보는 사역을 벌이고 있다. 함께세워주는교 회 담임 이상진 목사와 이복희 사모가 봉사자와 후원자들과 함께 매주 주일마다 치매증세를 가진 노인들을 돌본다.

이상진 목사는 한국에서 고려신학교를 졸업한 뒤 한영외국어고등학교 교목을 지냈다. 미국에서는 UCLA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정신건강과 상담을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교회 이외에도 부부 모두 현재 양로보건센터에서 소셜워커로 일하는 전문가들이다.


“UCLA 대학원을 다닐 때 전체 석사 과정 학생 중에서 비영어권은 저 혼자였어요. 특히 정신건강이나 상담 전공은 언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잖아요. 다른 학생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런 특수사역을 섬기라는 하나님의 은혜 덕분에 무사히 공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한미치매센터는 신경내과 전문의이며 USC 임상교수인 김경세 박사를 자문위원으로 두고있다. 김 박 사는 치매예방과 조기검진의 필요성과 과정을 안내하며 환자와 가족을 모두 효과적으로 돌보는 중심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 밖에도 송오금 영양학 박사가 치매환자에게 긴요한 식단과 영양관리를 주도하고, 코너스톤교회 이 종용 목사가 자문위원으로 영적 인도를돕고있다. 이와 함께 목사, 간호사, 가족치료사 등 자원봉사자들 이 함께 섬기고 있다. 장소는 웨스턴양로보건센터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치매환자를 둔 가족은 주일에 교회를 가기도 벅찹니다. 예배에 갔다가도 바삐 돌아와야 합니다. 어르 신 중에는 목사 사모님, 권사님도 계셔요. 예전엔 예배를 빠지지 않고 온갖 봉사에 헌신한 분들이죠. 지금도 예배시간만 되면 ‘아멘’하면서 자세가 달라집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희들이 배우고 은혜를 받아요.”

한미치매센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대일로 치매 노인을 돌본다. 예배는 물론 교통편 제공부터 인지자극 활동, 레크리에이션, 체 조, 점식식사까지 제공한다. 또 가족의 재정상황과 주거환경, 치매 정도에 따라 복지혜택을 연결해 주고 있다.이와 함께 치매에 대한 이해와 돌보는 요령, 경험 등을 가족들과 나눈다. 지난 4월부터는 한국 정가 운영하는 대전 광역치매센터과결연을 맺어 각종 데이터와 자료를 공유하며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치매환자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돌봄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 인지능력 관리도 중요하지만 영적 섬김이 아주 소중해요. 중증 치매환자도 찬송가를 들으면 반응을 보입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영적 케어는 반드시 지속돼야 합니다.”

이 목사는 치매환자를 돌보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협력 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 로 치매 노인이 증가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한인사회와 교회도 서로 돕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는 것이다.

“한미치매센터는 후원으로 운영되고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입니다. 후원자와 봉사자를 항상 환영합니다. 교인들이 봉사 사역으로 도우셔도 좋고, 식사나 간식을 도와주셔도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체계화하고 확대해서 치매 노인을 돌보는 사역을 정착시키길 바라고 있습니다.”
문의 (310)422-2423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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