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헌, 뉴욕아시안영화제 ‘아시아 스타상’ 수상
"아직은 한국인 배우로서 할리웃 영화를 찍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긍정의 힘을 믿고 계속 노력하면 목표지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믿어요."
영화배우 이병헌(사진)이 5일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가 뉴욕 아시안 영화제를 맞아 마련한 '2016 아시아 스타상'을 수상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했다.
이번 영화제 초청작인 ‘내부자들’의 주연인 이병헌은 최근 3년간 '지.아이.조' 시리즈, '레드: 더 레전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등 굵직한 할리웃 영화에 출연한 바 있다. 한국에서 온 배우로서 할리웃에서 촬영 중 어려운 점에 대해 묻자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되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 극복하지 못하는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같이 호흡을 맞추는 배우, 스태프들과 미묘한 감정 등에 대해 야기할 땐 특히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었다면 편하게 캐릭터에만 몰입해 한판 놀아보는 식으로 연기하겠지만 이곳에서는 핸디캡을 가지고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며 "그러나 내가 아직 중간 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꾸준히 내 갈 길을 간다면 언젠가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오히려 할리웃의 대스타들과 연기를 하면서 카메라 중심이 아닌 조연이 되는 경험을 통해 조연배우나 단역 연기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연기는 모두 자신만의 상상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내부자들'에서 깡패 안상구역을 맡았던 이병헌은 "실제로 사람을 칼로 찔러보거나 총으로 쏴본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연기를 할때는 이제까지 살면서 가장 잔인했던 장면을 떠올리며 감정이입을 한다"며 "영화 속 허구의 인물을 연기 할때는 내 자신이 아닌 상상속의 인물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그래서 연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철이 들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한국에서는 어릴때부터 '어른스럽게 해라', '철 들어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배우와 같은 예술가들에게는 상상력을 오히려 제한하는 독이 된다"고 말하는 이병헌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와 같이 무엇이든 원하면 될수 있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년간 웬만한 역할은 다 해봤다는 이병헌은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트랜스젠더나 동성애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그는 "코믹하게 그려지는 성소수자가 이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영화라면 한번 도전해보로 싶다"며 "그러나 캐릭터를 정하기보다는 영화 줄거리를 보고 영화를 선택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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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