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놀이 사고] 잘못 알고 있는 상식
▶ 수영 잘 한다고 과신은 금물…튜브 착용했다고 안심 못해, 구조 후 호흡곤란 건성 익사도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뜻하지 않은 익사사고로 사망하는 숫자는 하루에 10명꼴이다. 이 중 2명은 14세 이하. 수영을 잘해도 익사사고 위험은 늘 있다. 최근 건강의학 정보사이트‘웹엠디’(WebMD)는 익사사고에 대한 여러 가지 잘못된 정보에 대해 소개했다.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은 익사하지 않는다?=오랫동안 익사 연구자로 활동해온 플로리다 탬파 소재 플로리다 하스피털 탬파의 제임스 오로스키 박사는 “절대 그렇지 않다”며 “지나친 음주, 약물 복용, 자신의 수영 능력을 과대평가한 경우, 또한 거센 파도 등은 물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요인들이며, 심지어 수영을 잘하는 어른에게도 모두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CDC는 술이 십대 청소년과 어른의 익사 사고 원인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술을 마시면 균형감각, 판단 및 신체 조정력 등에 다 영향을 끼치게 되며, 강렬한 햇볕과 더운 바깥 날씨까지 겹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건성 익사(Dry drowning)나 2차성 익사(secondary drowning)는 허구다?=물에 빠졌다가 구조되고 나서도 익사사고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건성 익사는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나와서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다. 소량의 물이 코나 입으로 들어가 호흡경련을 일으킨다. 대개는 기침을 하면서 뱉어내는데, 호흡기를 막아 사고가 발생하는 것. 이런 증상은 물에서 나온 뒤 1시간~24시간 안에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어린아이의 경우 잘 살펴야 한다. 또한 2차성 익사는 물에 빠졌다가 폐에 물이 차서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사고다. 폐에 물이 차 염증이나 붓기 같은 합병증을 일으킨다.
물론 두 가지 모두 흔한 경우는 아니다. 전체 익사사고의 1~2%를 차지하는 정도다. 하지만 물에 빠졌다가 구조되더라도 호흡곤란이 나타나지 않는지 살피고,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간다.
#익사하는 사람은 소리를 지르고 손발을 마구 움직인다?=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세이프 키즈 월드와이드’(Safe Kids Worldwide)의 케이트 카 CEO는 “익사사고는 침묵의 살인자로 종종 언급된다”며 “특히 어린이는 물속으로 빠져 들어가기 전에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어린이의 경우 물에 빠지고 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물 위에서 허우적대다 순식간에 물에 빠져 들어갈 수 있다. 수영을 제대로 못하는 성인 역시 비슷하다.
성인은 현재 앓고 있는 지병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심근경색이 발병할 수도 있으며, 피가 잘 안 통해서 경련이 나타날 수도 있다.
#어린이 익사사고가 성인보다 더 빈번하다?=시애틀 소재 워싱턴 의대 소아과 린다 콴 명예교수는 “어린이가 성인보다 익사 위험은 높다. 하지만 실제 통계 숫자상은 성인 익사사고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CDC에 따르면 매년 익사사고를 당하는 숫자는 3,800명인데 5명 중 1명이 14세 이하다. 콴 교수는 “5세 이하 어린이의 외상 관련 사고사 원인의 2위는 바로 익사사고”라고 말했다.
#어린이 팔에 끼우는 ‘플로티’(floaties)는 수영을 잘 못하는 어린이를 안전하게 지켜준다?=아니다. 오로스키 박사는 “팔에 끼우는 수영튜브 등은 위험하다. 수영을 못하는 어린이에게 안전하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안전 불감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영튜브, 구명조끼 등을 착용하고 있어도 꼭 부모가 아이를 감독하고 봐야 한다는 것. 또한 구명조끼는 미국 연안경비대(U.S. Coast Guard)의 품질인증 도장을 받은 제품이어야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성인과 아이가 섞인 경우 물놀이를 할 때 ‘물 관찰자’(water watcher)를 정해 꼭 물에서 노는 아이들을 볼 것을 권하고 있다. ‘물 관찰자’가 되면 셀폰이나 컴퓨터로 보지 말고 꼭 눈으로 물에서 노는 아이들을 관찰하고, 순서를 정해 번갈아서 아이를 본다. 사람이 많이 모인 그룹에서는 누가 아이들을 보는지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 익사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 부모가 항상 물놀이를 할 때는 자녀의 안전을 꼭 감독해야 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자주 익사한다?=CDC에 따르면 익사 사망사고의 약 80%가 남성으로 나타났다. 콴 교수는 “남성은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능력치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술을 더 자주 마시기 때문에 익사 위험이 높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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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온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