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과거와 달리 긍정적인 평가받는 플리핑 거래

2016-06-16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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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리핑 현상 분석

▶ 매물 부족 해소에 도움 될것 기대, 무리한 대출보다 주로 현금 구매

주택시장이 과열됐다는 신호 중 하나가 플리핑 거래 증가다. 플리핑은 단기 매매차익을 위한 주택 거래다. 싸게 사서단기간 내에 비싼 가격에 다시 매물로 나오기 때문에 주택가격 거품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최근 플리핑 거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플리핑 거래가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심각한 매물 부족 현상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 인맨 뉴스가 올해 1분기 급증한 플리핑 거래 현상을 심층 분석했다.

■ 전체 거래중 약 7% 차지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린 플리핑 거래가 다시 급증했다. 최근 주택 가격 급등 현상과 함께 올해 1분기 플리핑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압 매물 정보 업체 리얼티 트랙의 1분기 플리핑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플리핑 거래는 전체 주택 거래 중 약 6.6%를 차지했는데 전분기 대비 무려 약 20%나 치솟았다. 2015년1분기 대비로도 약 3%나 증가한 수치로 2014년1분기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플리핑은 되팔 목적으로 구입하는 주택 거래로 구입 뒤 리모델링 등을 거쳐 다시 주택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이 수순이다. 주택 시장 활황기였던 2005~2006년 전체 거래의 약 8%를 차지할 정도로 플리핑 비율이높았다가 2008년 주택 시장 침체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감소했다. 이후 대규모 차압 사태로 큰 폭의 할인가를반영한 급매성이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2010년부터 플리핑 거래가 서서히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 매물 부족 해소‘ 구원 투수’
2006년 당시 플리핑 거래는 주택가격 급등 주범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플리핑이 부족한 매물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차압이나 숏세일 등 주택 상태가 비교적 불량한 주택을 구입해 리모델링을 거쳐 나오는 플리핑 매물은 대부분 즉시 입주가능한 매물로 여겨진다.

매물 부족 사태로 주택 가격이 치솟고 있는 요즘 플리핑 매물 공급이 증가할 경우 오히려 주택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대런 블롬퀴스트 리얼티 트랙 수석부대표는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플리핑 거래는 긍정적인측면이 더 많다”며 “플리핑 매물이 신규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을 어느정도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부동산 전문 인맨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급매성 매물화 우려 낮아
올해 1분기 플리핑 거래 분기대비 증가율은 15년래 평균 증가율의 2배 수준이다. 과거 15년동안 매년 1분기플리핑 거래 증가율은 약 11% 선이었던 반면 올해 1분기 플리핑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약 20%를 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플리핑 거래 급증으로 주택 시장이 과열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보이고있다.

과거처럼 무리한 대출을 통한 구입으로 주택 가격 거품 현상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최근 플리핑 투자자들은 무리한 대출보다는 주로 현금 구매을 통한 주택 구입에 나서고 있다.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거래된 플리핑 매물의 약 71%가 전액 현금을 통한 구입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가격 하락이나 임대료 하락이 발생하더라도 급매성 매물화 할 위험이 훨씬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플리핑 거래가 최고조였던 2006년 1분기 전체 플리핑 거래중 현금 구매 비율은 약 37%로 낮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플리핑 거래는 전체 주택 거래중 약 9%를 넘을 정도로 매우 활발했다.


■ 전국 3분의 2지역 증가
올해 1분기 플리핑 거래가 증가한 주는 전국에서 약 3분의 2가 넘는다. 대도시 지역 중에서는 약 59%가 넘는 지역에서 플리핑 거래가 늘었다.

특히 대도시 지역 중 약 7%에 해당하는 9곳에서의 올 1분기 플리핑 거래 증가율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리핑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난 지역은 볼티모어와 시카고로 조사됐다. 볼티모어의 경우 올 1분기 플리핑거래 비율이 전체 거래중 약 9%를 넘어설 정도로 플리핑 거래가 활발했다.

볼티모어 지역은 다른 도시에 비해 아직도 급매성 매물 비율이 높아 플리핑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뜨거운 곳이다.

시카고의 경우 플리핑 거래 비율이 9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카고의 1분기 플리핑 거래 비율은 약5.8%로 집계됐다. 시카고 역시 열악한 상태의 매물 비중이 높아 플리퍼들이 눈독을 들이는 지역이다. 시카고 지역에서 플리핑 투자자들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후주택 재정비 역할을 담당하는 점에서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플로리다의 경우 최근 플리핑 거래 비율이 급증하면서 주택 시장 과열 우려를 낳고 있다. 탬파와 마이애미의 올해 1분기 플리핑 거래 비율은 각각 약 10.8%와 약 9.5%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마이애미의 경우 과거 플리핑 거래 비율이 약 14%에 달할 정도록 플리퍼들의 활동이 극심했던 지역이다.

올해 1분기 플리핑 거래 비율이 2006년 이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주택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오고 있다.

전국에서 플리핑 거래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멤피스로 전체 약 13.3%를 차지했다. 프레스노(약 11.3%), 라스베가스(약 10.3%), 버지니아 비치(약 9.9%), 잭슨빌(약 9.4%)의 지역에서도 플리핑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 평균 수익 6만달러 육박
플리핑 거래로 인한 수익도 매우 짭짤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플리핑 거래 평균 수익은 약 5만8,250달러로 2005년4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리얼티 트랙이 집계한 플리핑 거래 수익은 통상 재판매 가격의 약 20~32% 차지하는 리모델링 비용은 포함하지 않는다.
1분기 플리핑 거래를 수익률로 따질 때는 약 47.8%로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펜실베니아(약 212%), 레딩(약 136%), 피츠버그(약 127%) 등 동부 지역 도시의 플리핑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블롬퀴스트 수석부대표는 “플리핑 수익률 증가에 따라 초보 플리퍼들의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칫 과도한 대출로 인한 플리핑으로 주택 시장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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