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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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몸이 부으면 혈액순환 장애신장·심장 이상신호

2016-06-14 (화)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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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종의 원인은, 오래 서 있는 직업군에 하지정맥류 많아, 당뇨·고혈압 경우 신장 망가졌을 가능성

▶ 항생제 남용 ‘신장 과부하’인 경우도, 장류 등 짠음식 섭취 줄여야

#하지정맥류=젊은 층은 다리부종이 하지 정맥류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조동혁 전문의는 “많은 한인들이 ‘하지정맥류’에 대해 관심은 갖지만, 생명까지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라는 것을 잘 모른다”고 지적했다. 심장이 펌프질로 혈액을 내보내면 정맥은 밑에 흘러갔던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혈관이다. 하지정맥류는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역류해 늘어난 정맥이 피부 밖으로 돌출돼 보이며, 울퉁불퉁하고 비틀린 형태를 나타낸다. 특히 다리에 흔히 나타난다. 조 전문의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다리가 불편하고 무겁고 찌릿찌릿한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미용상 보기 흉해 치료를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시간 서 있는 직업으로 리커 스토어에서 오래 서 있거나, 마켓 캐시어에게 많이 나타난다. 다리가 붓고 아픈 느낌도 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또한 운동을 해서 다리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가만히 서 있는 직업의 경우 제자리에서라도 자주 몸을 움직이며, 다리 혈액 순환을 위해 다리 운동을 틈틈이 해준다.


#문제는 당뇨병 또는 고혈압=나이가 든 사람은 하지정맥류보다는 심장이나 신장 문제 때문에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이 있거나 고혈압이 있으면서 고령인 경우 심장이나 신장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장 문제라면 생명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조 전문의는 “환자 중에 다리가 너무 부어서 찾아온 40대 환자가 있었는데, 피검사도 없이 바로 응급실로 보낸 경우가 있었다. 응급실에서는 이 환자에게 바로 호흡기를 투여하고 투석을 시작했다. 이미 5년전 당뇨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보험 문제로 그대로 방치했다가 결국 신장이 망가질 때까지 갔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장은 한번 망가지면 다시 회복되기가 어려운 장기다. 투석을 할 정도로 신장이 망가지고 기능이 떨어지면 생명까지도 위협되는 큰 문제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갖고 있다면 신장 건강에도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조 전문의는 “당뇨병 진단을 20대에 받았다면 10~20년 안에 얼마나 당뇨를 관리하는가에 따라 신장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 판가름이 난다”며 “특히 부종은 신장기능이 망가질 정도로 방치돼서 마지막에 너무 늦게 오는 것을 나타내는 경우가 꽤 있다”고 지적했다.

#심장 문제=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몸이 붓는 경우는 ‘울혈성 심부전’이 대표적이다. 울혈성 심부전은 미국에서 병원에 자주 입원하는 원인 2위에 해당하는 질환이다. 심장이 심근경색이 있었거나 부하가 돼 점차 기능을 잃어 심장의 펌프질 기능이 떨어져 폐, 신장에 수분이 차는 경우다. 복부, 다리, 발목이 붓거나 폐에 물이 찬 폐부종으로 인해 움직이거나 누울 때 숨이 차고, 가래를 동반한 기침,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거나 피곤해 한다.

조 전문의는 “심장이 펌프질을 잘 못해서 내부 장기에 압력이 떨어져 신장(콩팥)은 탈수로 잘못 오인해 수분을 소변으로 내보내지 않아 부종이 생긴다. 이때 이뇨제를 쓰게 되는데, 신장내과에서 콩팥에 무리가 가지 않게 이뇨제 사용과 중단 여부 시점 등을 더 심도 있게 다루게 된다”고 설명했다.

울혈성 심부전의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심근경색 발병 후의 심장 기능 저하, 오래 조절이 제대로 안 된 고혈압, 폐부종, 선천성 심장병, 부정맥,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감염성 질환 등이 있다.


#젊은 사람이 갑자기 몸이 부은 경우=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없는데 감기 바이러스 때문에 일시적으로 몸이 붓는 경우도 있다. 신장이 일시적으로 기능이 정지되는 급성신부전으로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발이 붓는 경우=혈압 약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환자가 스스로 판단해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조 전문의는 “환자가 임의로 약을 끊으면 일시적으로 발 부종은 나아지는 듯 보여도 다시 원인 질환이 더 심각해질 수 있고 환자의 증상을 더 망가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약 복용과 중단 여부는 꼭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

#항생제 남용=항생제 남용 때문에 급성신부전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문제는 의사가 항생제 처방을 하지 않으면 다른 병원의 의사를 찾아가 처방을 받는다거나, 또는 여러 의사를 찾아다니면서 항생제를 자꾸 처방받아 결국 신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조 전문의는 “감기 주사만 해도 면역력 증강, 소염제, 항생제, 증상 완화를 위한 구토 완화제 등 종류가 다양하다. 무조건 감기 주사를 놔달라고 요구하거나, 항생제를 달라고 한다든지, 환자 스스로 어떤 종류의 주사를 맞았는지조차도 모른다면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항생제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 항생제 오용으로 잘못 신장이 망가지면 투석까지도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전문의는 “무조건 마이신을 처방해 달라거나, 항생제 처방을 위해 찾아왔다는 한인 환자가 많다. 항생제가 신장에 무리를 줄 수는 있지만 의사를 정해 같은 의사에게 항생제를 처방받으면, 약이 필요할 때 올바로 사용하게 되며, 불필요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종 예방을 위해서는
▶신장 건강까지 망칠 수 있는 당뇨병, 고혈압을 적극 관리해야 한다. 혈당을 조절하며 혈압을 정상수치로 조절해야 한다.

▶주기적인 피검사를 통해 신장 건강을 관리한다. GFR(여과율) 수치가 60 미만이면 신부전 중증인 만성 신부전 3기에 해당한다. 신부전 5기는 투석을 시작하게 된다. GFR수치를 살펴 60미만이면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가 권장된다.

▶저염식을 한다. 싱겁게 덜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갖는다.

▶운동한다. 운동은 5~15분간 땀을 흘리면서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 효과를 보려면 1~2시간 공원을 걷는 정도로는 도움이 못 된다. 물론 앉아서 TV를 보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낫다.

땀이 나고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격렬한 운동을 해야 심혈관계 문제들을 좀더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경우도 계단을 빨리 올라가는 운동 등 다리 근육을 활성화시키는 운동을 해 근육을 키워야 증상 호전에 도움된다.

▶금연 금주한다.

▶감기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손을 자주 씻는다.

#콩팥 병이 있으면 여름에 물 마시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잘못된 오해다. 맹물만 마시는데 신장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금과 물이 결합된 국물류, 장류, 짠 반찬 등은 신장에 좋지 않다. 청국장의 경우 한끼 분량만으로도 4일 정도 섭취된 나트륨의 양과 맞먹는다.

조 전문의는 “평균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권장량보다 3.3배 정도로 많다. 미국음식이 더 짜게 느껴지지만 사실 국 반찬을 짜게 먹는 한식 습관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신장이 하는 일은=흔히 소변만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고들 생각하는데, 신장은 몸에 많은 영향을 끼치며 여러 기능을 담당한다.

조 전문의는 “신장 작용 중에서 소변을 만드는 일은 신장 기능 중 10%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신장은 몸의 대부분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역할을 담당하지만 수분조절, 혈압 조절에도 관여한다.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Renin, angiotensin aldosterone) 호르몬을 조절해 혈압을 조절한다. 또한 피를 생성하는 조절인자 호르몬을 생성한다.

햇볕 자외선으로부터 비타민 D를 생성하며, 나트륨, 칼륨, 바이칼보네이트, 칼슘, 마그네슘, 인 등 전해질과 미네랄 농도를 조절한다.

부갑상선 호르몬을 조절해 골다공증을 방지하는 장기이다. 또한 인체 노폐물인 요산을 배출하는데,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요산 배출이 힘들어져 통풍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만성 신부전인 경우 동맥경화증이 급속도로 악화돼 심근경색증, 뇌졸중, 말초혈관 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

신장이 망가질 때까지 별 증상이 없을 수 있으므로 특히 고혈압, 당뇨병을 갖고 있는 경우는 정기적으로 신장 검사를 받고 필요하면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도록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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