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덜 모이고 더 흩어져라” 전도사역이 최우선

2016-06-08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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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당에 머무는 교인들을 세상 가운데로 이동시켜야

▶ 목회자는 권위·계급 탈피 성도들과 협력하는 역할로

“덜 모이고 더 흩어져라” 전도사역이 최우선

서울 은평제일교회가 진행한‘어려운 이웃을 위한 빚 탕감 프로젝트’에서 관계자들이 부실채권을 소각하는 퍼포먼스를 갖고 있다.

■ 오늘날의 교회가 변화해야 할 방향 3

변화를 거부하면 도태하고 결국 사망에 이르는 세대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이 땅에서 나누고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길 바란다면 교회와 목회자는 진정한 영적 변화를 이뤄야 한다.‘새 술은 새 부대에 담을 수밖에 없는 세상’ 가운데 기독교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상징적인 말이‘전에는 이런 걸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해 본 적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해야만 한다. 교회와 사역자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대응해야 한다. 성경이 전해주는 수많은 선지자와 믿음의 영웅도 시대에 맞는 변화를 촉구했고 스스로 앞장 선 인물들이다.


크리스티애너티투데이(CT)는 6일 ‘교회가 변해야 하는 세 가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으면서 사역과 역할의 방향성이 바뀌어만 교회의 영향력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전통과 관습 그리고 전략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복음 전파에 장애가 되며, 침체를 가져 오고 결국은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CT는 교회가 변화해야 하는 방향 중에 가장 먼저 ‘모으기 보다 흩어지는데 신경을 기울이라’고 권고했다. 모이는 것이 기본적으로 성경적이라는 사실은 불변이다. 하지만 이 시대에서는 ‘덜 모이고, 더 많이 흩어지는 것’이 효과적인 교회 사역이자 전도 전략이라는 것이다.

비신자를 포함해 교인들에게 ‘모두 모이라’고 외치기 보다 교회가 먼저 ‘나가자’는 마음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교회 지도자들이 사역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영적으로 무장된 교인들이 필요하다. 이제 성도는 일상의 생활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흩어진 교회’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세상 속에서 실제적 삶 가운데 그리스도인답게 살지 않으면서, 교회에 모여 종교 의식을 치른다고 기독교적 영향력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 경고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그룹에게 보다 광범위한 기능을 부여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주인 의식과 책임감이 생기면 교인은 한층 강력한 영향력을 커뮤니티에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소위 ‘오솔길’을 내는 교회로 변해야 한다. 예배당 안 의자에 앉아 있는 교인들을 세상 가운데로 이동시켜 주는 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도는 단순히 교회 에너지를 받아쓰는 ‘소비자’에 머무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가 돼야 한다.

예배당 안에서는 모든 사람의 초점이 목회자에게만 몰리지만, 사람과 사람이 어울릴 때는 모두가 서로 관심과 배려를 주고받게 마련이다.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는 역할을 맡아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도와야 한다.

때로는 ‘최선의 것’을 위해 ‘좋은 일’을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 교회 지상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모든 사역은 열매를 맺어야 한다. 오늘날 교회는 하나님이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고 서로를 섬기기 위해, 소극적인 사람들을 이끌어내 적극 참여시킬 수 있는 명확한 시스템과 과정을 갖춰야 한다.


세 번째로는 목회자의 역할과 위상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침체를 겪는 교단이나 교회일수록 목회자에 대한 계급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경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권위를 한 사람 만 갖고 있다면 중세의 목회자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목사는 성경적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이다. 종교개혁은 기독교인 누구나 하나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핵심을 이룬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서 중보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 이 점은 개신교의 근본이며 거부할 수 없는 기준이다.

복음적인 교회라면 하나님의 사람들이 서로 은사에 맞게 사역을 감당하고 협력하며 합력해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는 에베소서 4장11절 말씀대로 성도를 훈련하고 무장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새로운 사역 환경 속에서는 교회는 세상 가운데 더욱 흩어지고, 성도가 적극 사역에 동참하도록 격려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며, 교회 전체가 그리스도의 몸으로 섬길 수 있게 목사 우상주의와 싸워야 한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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