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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줄기세포 가슴 성형술’ 주의하세요

2016-06-07 (화)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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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자가지방 이식수술 범람 추출장비·시스템 등 잘 살펴야

▶ 허벅지^복부서 채취 지방 활용 줄기세포·자가지방 성형 같지만 줄기세포 시술은 생착률 70%, 자가지방은 10~20%에 불과

무늬만 ‘줄기세포 가슴 성형술’ 주의하세요

미용업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가슴성형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100% 자가 줄기세포 이식!' '줄기세포 치료법으로 회복 촉진!' '줄기세포로 가슴 성형까지!'….

서울 강남 성형벨트에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줄기세포 치료 광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줄기세포 치료를 하고 있는 병원이 그리 많지 않아 보건당국의 적절한 관리와 고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문지숙 차의대 바이오공학과 교수는 "줄기세포가 불로장수의꿈을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가능성이 무한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만큼 안전이 검증될때까지 사용을 엄격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허벅지ㆍ복부 지방에서 줄기세포 추출
줄기세포 치료는 미용성형업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다. 자신의 허벅지와 복부에서지방을 채취한 뒤 그 지방에서 성체줄기세포를 추출해 이식하는 ‘줄기세포 가슴성형수술’이대표적이다. 부자연스럽고 이물질에 대한 거부감이 큰 보형물 삽입 대신 자신의 복부나 허벅지 등에서 지방조직을 채취해 가슴에 이식하는 '자가지방이식 가슴성형'에서 한걸음 더 발전한 수술이다.

하지만 자가지방이식 가슴성형은 이식한 지방세포 생착률이 10~20%에 불과하다는 게 큰단점이었다. 그래서 지방조직에서 다시 추출한 줄기세포를 지방세포와 함께 이식해 지방세포의 생존율과 생착률을 월등히 높인 성형법인 줄기세포 가슴성형수술이 2008년부터 등장했다. 현재 줄기세포 가슴성형술의 생착률은 평균 70%를 웃돈다. 이처럼 지방세포의 생착률을 높이려면 추출한 지방유래성체줄기세포가 3,000만개 이상이 필요하다. 줄기세포 가슴성형 수술 분야를 개척해온 신동진 SC301성형외과 대표원장은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따로 분리해놨다가 순수 지방세포와 함께 배합해 가슴부위에 이식하면 지방세포 생착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신 대표원장은 "줄기세포의 항염증효과, 지방세포 등으로의 분화, 혈관생성 유도 등이 생착률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신 대표원장은 지방유래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가슴성형 효과와 안전성을 3편의 논문을통해 입증했다. 그가 2013년 1년 동안 경과 관찰이 가능했던 20~50대 200명의 줄기세포가슴성형 성적을 분석한 결과, 연령대에 관계없이 평균 5㎝가량 가슴둘레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술 받은 여성은 가슴 한쪽에 90㏄ 이상, 최대 260㏄의 지방세포와 줄기세포를 주입 받았다. 그는 "가슴성형은 처진 피부가 개선되고 모유수유 등으로 꺼진 가슴이 복원되기 때문에 젊은 층보다 오히려 중년층에서 확연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인체친화적이고 인공화학물질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의료기술"이라고 했다.

▶줄기세포 수술 경험 많은 병원 찾아야
줄기세포 성형의 인기를 타고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수십 곳의 성형외과 의원 등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성형수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무' 늬만 줄기세포 성형'일뿐 실제는 자가지방 가슴이식에 불과한 수술이 범람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허벅지, 복부 등 불필요한 지방이 축적된 부위에서 채취한 지방조직을 활용하는 점에서는 줄기세포성형이나 자기지방성형이 같지만 줄기세포를 충분히 추출한 뒤 정확한 시술을 하지 못하거나, 사전ㆍ사후 관리가 미흡할 경우 이식한 지방이 제대로생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줄기세포 성형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신 대표원장은 “우선 환자의 지방량이 충분해야 하고 지방의 질도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줄기세포성형의 추출장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많은 성형외과에서 최신 장비를 갖추고 줄기세포성형을 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런데 줄기세포 추출 장비 가운데 가장 최신 장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연구 목적으로 유일하게 허가한 줄기세포추출장비인 TGI뿐이다. 국산 장비인 휴리셀의 경우 1년 전부터 소모품 공급이 끊겨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다른 장비로는 줄기세포를 제대로 추출하지 못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줄기세포 치료를 하고 있는 병ㆍ의원에 무균수술실과 무균연구실을 갖추고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지방성형을 할 때 추출한 자가조직들이 외부에 노출되면서 생기는 감염과 손상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예방시스템으로 무균수술시스템이 꼭 필요하다. 또한 수술 후생착을 하는 동안 관리를 제대로 하는 성형외과를 찾는 것이 생착률을 높이는 데 관건이다.

이밖에 성형외과에 줄기세포 성형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줄기세포 가슴성형은 재료인 지방이 한정돼 있어 한번 시술을 잘못해 실패하면 다시 하기 힘든 수술이므로 처음 수술할 때 신중하게 선택해야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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