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CATCH-22 신세 밀레니얼 세대

2016-05-26 (목)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크게 작게
베이비부머 세대를 뒤이어 주택시장에서 주역을 담당해야 할 밀레니얼 세대들의 역할이 계속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20세에서 35세 사이로 대변되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경제적인 독립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학 졸업 후 주로 부모님에 더불어 살거나 렌트 주택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에 일반적으로 우유부단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주택시장에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는 것이 꼭 이들의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들도 주택 구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혜택들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먼저 매날 내는 페이먼트로 세금을 절약할 수 있고, 주택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에퀴티를 쌓을 수 있는 장점도 잘 알고 있다. 요즘같이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오른 경우 오히려 집을 소유하고 매달 내는 페이먼트가 렌트비가 싼 경우도 있어 자기 주택을 소유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들에게 주택 구입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

집구입을 위해서는, 먼저 20%의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해야 하는데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대도시의 렌트비는 이들이 저축할 여유를 주지 않고 있다. 현재 렌트를 사는 대부분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렌트비로 매달 인컴의 50%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밀레니얼 세대라도 주택을 소유한 경우는 약 40% 만을 주택 페이먼트로 지출해 오히려 경제적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소유에 적극적일 것 같지 않을 것 다는 일반인들의 추측과 달리 최근 통계자료를 보면 이들의 주택구입에 대한 열망은 의외로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주택소유에 가장 열심인 베이비부머세대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여줌으로 역대 어느 세대보다 주택소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관심과는 달리 실제로 렌트비로 인컴의 50% 이상을 지출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주택구입은 손쉽게 다운페이먼트를 저축할 수 있었던 이전의 베이비부머세대에 비해 주택구입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다운페이먼트를 위한 저축 외에도 이들의 발목을 붙잡는 다른 이유는 바로 과도한 학비융자금상환이다. 미국이 재정위기 소용돌이 속에서 미국 내의 제조업이 대폭 축소되면서 제조업중심의 많은 중산층이 붕괴됐다. 일자리 감소로 이제 밀레니얼 세대들은 대학교육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는 취직을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졸업 후 바로 취직이 되더라도 학비융자금을 갚느라 오랜 기간 동안 재정적으로 독립을 꿈꾸는 것이 불가능해 진 것인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 놓인 밀레니얼 세대들의 주택구입을 막는 것은 높은 렌트도, 학비융자금상환도 아닌 바로 매물부족이라는 시장의 특수 상황이 최근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주택시장의 매물부족현상의 주요원인중의 하나는 바로 소위 깡통주택이라고 불리는 주택소유자들의 역할이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량 차압사태 속에서 다행히 차압은 피했지만 아직도 주택에 에퀴티가 없거나 심지어 마이너스인 경우의 주택소유자들은 집을 팔고 이사를 갈 엄두도 낼 수 없어 그저 현재 사는 주택을 유지하는데 온 힘을 쏟을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집을 팔고 새로운 집으로 옮겨감으로 시장에 매물이 꾸준히 공급될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체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소유율은 34.2%로 39.8% 소유율을 보였던 2009년에 비해 무려 5%이상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것은 밀레니얼 세대들의 주택구입의 열망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계속 이러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한 베이비부머들을 이어 주택시장에서 충실히 다음세대의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보인다.

(213)590-5533

<스티븐 김 파이오니아 부동산 대표>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