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만만디’로 얕보면 큰일, 부동산 만큼 ‘빨리빨리’

2016-05-19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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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고객 마음 사로잡기

▶ 여러 에이전트와 접촉하는 경우 많아 중국인 고객 문의에 즉각 답변 해야

중국인의 국민성은 흔히‘만만디’로 표현된다. 만만디는 ‘천천히’라는 중국어 표현. 중국인들의 결정이나 반응 속도가 느린 것을 빗댄 표현이다. 하지만 중국인과의 부동산 거래 때 만만디로 얕봤다가는 고객을 잃기 쉽다. 중국인들이 부동산 및 비즈니스 거래만큼은 ‘콰이콰이’(빨리 빨리)한 성격이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구입이 여전히 활발한 편이다. 중국인 고객의 성격을 이해 못해 어려움을 겪는 부동산 에이전트가 많다. 중국인 고객의 요청에 천천히 답변하면 경쟁 에이전트에게 고객을 뺏기기 쉽다. 중국인들은 부동산 구입 결정전 여러 명의 부동산 관계자들과 동시에 접촉을 하는 일이 많다. 이 같은 문화적인 차이로 중국인 고객 기회를 쉽게 잡지 못하는 에이전트도 많다. 중국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요령을 알아본다.

■ 에이전트 동시다발 접촉
중국인 고객 가운데 동시에 여러 명의 부동산 에이전트를 접촉하는 고객이 많다. 미국 부동산 업계에서는 상도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일종의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행위다. 그러나 불법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제재 방법은 딱히 없다.

중국인들이 여러 에이전트를 동시에 접촉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가 이해가 된다.


미국 부동산 구입 결정에 앞서 결정에 필요한 사전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절차라는 나름의 이유는 있다.

여러명의 에이전트에게 연락해 현지 부동산 사정을 들어보고 최종 구입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절차다. 업계에 따르면 적어도 3명 이상의 에이전트와 동시에 접촉하는 중국인들이 많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는 자신의 고객이라는 확신 없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부동산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일종의 도박인 셈이다

■ 문의에 가능한 빨리 답변
인터넷 덕분(?)에 중국 본토에서 고객의 문의 전화나 이메일이 갑자기 날아오기도 한다. 미국 부동산 구입에 관심이 있는 중국인이 인터넷에서 확인한 미국 현지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불쑥 연락을 해오기 때문이다. 의사소통만 가능하다면 중국인 고객의 문의 요청에 즉각 답변을 보내야 한다.

중국인 고객이 같은 문의 요청을 여러명의 에이전트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먼저 답변을 보내오는 에이전트에게 다시 연락할 가능성도 높다. 중국과 미국간 시차를 극복해서 조금만 더 부지런함을 보이면 중국인 고객을 얼마든지 내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 전문성과 자신감 강조
미국 현지 고객을 상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프로페셔널리즘’을 강조해야 한다. 비록 얼굴 한번 대하지 못하고 전화나 이메일로 처음 연결된 고객이라도 할지라도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전문성이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 정보를 전달할 때는 명확히 전달하고 풍부한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자신감이 결여되면 전문성이 전달되기 힘들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의 문의에 성심 성의껏 답변하면 중국인 고객은 반드시 다시 찾게 된다.


■ 우선 순위 파악
중국인들은 부동산 구입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어떤 부동산을 구입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초기 정보 입수 단계에서 이런 중국인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요구 사항은 모든 조건을 다 갖춘 매물을 찾아 달라는 것. 우수한 학군에 건물 조건이 괜찮아야 하고 임대를 할 경우 임대 수익률까지 높은 조건의 매물 아니면 안 된다는 요청이다.

게다가 나중에 집을 팔 때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조건까지 달면 에이전트로서는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때 좌절하면 고객 확보 기회를 놓친다. 고객이 요구하는 매물 조건을 충분히 들어본 뒤 에이전트의 경험과 현지 부동산 시장 상황을 친절히 설명해 준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반응과 추가 질문을 잘 들어본 뒤 고객도 모르고 있는 우선순위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고객의 우선순위가 파악된 다음부터 매물을 찾는 절차는 훨씬 수월해진다.

■ 얼굴 보고 대화
중국 현지 고객들이 미국 내 부동산 에이전트들과 연결하는 수단은 전화 통화가 대부분이다. 에이전트의 즉각적인 반응을 파악하기위해서는 이메일보다는 전화 통화가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전화 통화로 연결됐다고 해서 전화로만 고객과 대화하는 것보다는 얼굴을 맞대는 대화를 시도한다. 고객과 에이전트 간 얼굴을 서로 맞대고 실시하는 대화는 양측 모두로부터 진지함을 이끌 수 있어 거래 성공률도 높다.

물론 거리차가 있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된다 하더라도 직접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대신 인터넷 화상 채팅 프로그램 등을 사용하면 얼마든지 상대방 얼굴을 쳐다보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채팅이나 메신저 어플리케이션 등을 설치하면 중국인 고객과의 연락이 훨씬 수월해 진다.

■ 부대 서비스는 기본
중국인 고객을 사로잡으려면 부동산 거래만 중개할 생각으로는 안 된다. 부수적인 사항에 대한 요청도 일일이 들어줘야 중국인과의 거래가 이뤄진다. 부동산 매매에 대한 세금 문제를 궁금해 하는 중국인 고객이 많은데 직접 답변하는 것보다는 중국어가 가능한 중국계 세무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요청에 답한다.

부동산을 구입한 뒤에도 각종 유틸리티 계좌 개설, 정원 관리, 기타 수리 등까지도 에이전트가 중간에서 대행해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인 고객의 문의 전화가 처음 걸려왔을 때부터 아예 각종 부대 업무를 대행해주겠다는 의사를 먼저 밝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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