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바이어 절반이 교외 지역 ‘싱글 홈’ 선호

2016-05-19 (목)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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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현상 지속

▶ 현금 바이어 2011년 이후 감소 추세

바이어 절반이 교외 지역 ‘싱글 홈’ 선호

최근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집이 필요한 개인들의 주택구입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싸고 갖가지 전망과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고용 상황이 나아지며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10년을 주기로 등락을 반복하는 사이클로 봐서 금명간 하락세가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바이어의 입장이든, 셀러의 입장이든 알아두면 유익할 2016년 봄 부동산 시장을 관통하는 9개의 트렌드를 소개한다.

■ 집 구입 더 어려워져
임금 상승률보다 집값 오름세가 커 집 구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리얼터 트랙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평균 가계소득의 30%를 지출해야 집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26%와 2012년 1분기 22%에 비해 모기지 부담이 커진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비싼 집값에도 불구하고 렌트보다는 집을 사는 것이 이익이라는 분석이다. 질로우는 전국 주택 시장의 70%에 해당하는 매물은 2년 이내 구입하는 것이 렌트보다 이익이라고 전망했다.


■ 모기지 받기는 수월해져
깐깐한 대출 심사와 낮은 감정평가로 주택구입 희망자들이 고통 받는 시대는 끝났다. 3월을 기준으로 1년 전 65% 수준이던 대출 클로징 비율이 올해는 75% 이상으로 높아졌다. 파니 매와 프레디 맥의 완화된 절차 덕분에 모기지 대출 기관들은 20% 이상 다운하지 않아도 대출을 해주고 있다.

■ 소액투자자가 기관투자가 밀어내
최근 수년간 전국의 부동산 가격을 좌지우지한 큰 손인 기관투자가들이 매입 속도를 늦추고 있다. 가격이 너무 오른 탓에 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비싼 렌트를 받을 수 있는 임대형 부동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크다.

반면 주식시장에서 재미를 못 본 개인 소액투자자들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이들은 싱글 홈이나 휴가지의 임대형 주택 등을 유행처럼 사들이고 있다.

■ 현금 바이어는 줄어들어
코어로직은 지난해 현찰로 부동산을 산 바이어의 비중은 3분의 1 수준으로 2008년 이후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현금 바이어는 2011년 1월 가장 많아 전체 거래의 47%를 차지했지만 이후 감소 추세다. 코어로직은 이런 감소세가 계속돼 내년 중반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매물 부족은 여전해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며 예비 셀러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매물은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지난해 신규 주택 착공은 65만채로 2008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지만 보다 길게 본 역사적인 차원에서 평균에 못 미쳤다.

텍사스 A&M 부동산 센터의 마크 닷주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직도 충분한 주택이 건설되지 못하고 있다”며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 타운하우스 인기 높아져
처음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과 은퇴 후 주택 다운사이징이 유행인 베이비부머 세대를 겨냥해 차를 이용하지 않고도 걸어서 인근의 편의시설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어번 빌리지’(urban village)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빌리지에 걸맞은 타운하우스는 그래서 덩달아 인기다. 지난해 타운하우스 건축은 18%가 늘었고 전체 신축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로 증가했다.

■ 금리인상도 부동산 열기 못 꺾어
최근 수년간 연기만 피웠던 기준금리 인상이 막상 지난해 말 현실화됐지만 부동산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가 충격을 완화시키며 바이어들에게 안도감마저 주는 분위기다.

현재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3.6% 안팎으로 최근 3년래 최저 수준이다. 트룰리아 닷컴의 랠프 맥롤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부담으로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실질적인 손해로 체감되려면 현재 금리 수준의 2배 이상이 돼야 한다”며 “근시일내 이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 부동산 시장 고점은 지난 듯
10여 년 전 매년 두 자릿수로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했던 시절은 지났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보스턴처럼 부동산 시장이 뜨거웠던 곳들도 이제는 평정을 되찾았다.

그렇다고 거품이 꺼질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과거 사례들을 교훈 삼은 이들이 여러 가지 대비를 통해 경매로 집을 잃는 비극은 그리 많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외 지역에 관심 늘어
도심의 집값과 렌트가 오르면서 교외로 관심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바이어의 절반 이상이 교외 지역의 싱글 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단, 이들이 선호하는 조건은 도심과 비슷한 수준의 편의시설과 대중교통 인프라를 갖춘 곳으로 빽빽한 도심의 작은 집을 포기하는 대신 교외라도 가까운 곳에 살면서 출퇴근 시간을 절약하길 바란다는 의미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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