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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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냄새 잦은 방귀, 건강 이상신호?

2016-05-17 (화)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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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생기나, 소화 안된 탄수화물 대장 분해과정서 생성

▶ ■증상은, 개스로 속 더부룩하고 배·옆구리에 통증도…줄이려면 음식물 천천히 먹고 물 가급적 많이 마셔

개스는 누구에게나 흔히 생긴다. 음식을 먹거나 마시면서 공기가 입을 통해 소화관으로 들어가게 된다. 음식을 먹으면서 함께 삼키는 공기는 트림의 형태로 다시 입을 통해 배출되고, 삼켜진 공기의 일부는 소화과정 중위에서 대장으로 넘어가, 소화를 돕는 장내세균에 의해 음식물이 발효되면서 생긴 개스와 혼합돼 방귀의 형태로 항문을 빠져나간다. 트림이나 방귀는 흔한 증상들이다. 사람은 하루에 13~21번까지 방귀를 뀌면서 개스를 배출한다.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인 트림과 방귀 현상에 대해 알아보았다.

#공기가 많이 삼켜지는 이유는
탄산음료를 마시면 흔히 트림을 하게 된다. 또 음식을 먹을 때 너무 빨리 먹게 되면 공기를 좀 더 많이 삼키게 된다.

껌을 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딱딱한 캔디를 계속 빨아 먹게 되면 공기를 좀더 많이 삼키게 된고 소화관으로 공기가 들어가게 된다.노인의 경우는 헐거운 틀니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잘 맞지 않는 틀니 때문에 공기가 많이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음식물은 위와 소장에서 다 흡수되는 것이 아니다. 소화되지 않은 당, 전분, 식이섬유 등의 탄수화물은 대장까지 가게 된다. 대장에 존재하는 장내세균이 소화되지 못한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개스가 생성된다. 대장에서 생성되는 개스는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개스 등으로 방귀의 형태로 배출된다.

#방귀의 원인이 되는 음식들
탄수화물(단당류)을 포함한 음식은 개스를 배출한다고 보면 된다. 물론 특정 음식 때문에 개스가 생기기도 하지만, 같은 음식이라도 사람에 따라 개스가 생기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콩류,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브루셀 양배추, 양파, 버섯, 아스파라거스 등 채소, 사과나 배, 복숭아 같은 과일, 통밀, 탄산음료, 액상과당(high fructose corn syrup)이 들어 있는 음료, 과일 주스,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요거트, 유당(lactose)이 들어있는 빵 제품이나 시리얼 등은 방귀나 트림을 많이 일으키는 음식들이다.

또한 무가당 캔디나 껌 중에서도 소비톨(sorbitol), 매니톨(Mannitol), 자일리톨(Xylitol)등 알코올을 포함한 제품은 개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유당불내증이 있는 한인들은 유당이 들어 있는 유제품을 잘 소화시키지 못해 방귀를 자주 뀌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귀의 원인이 된다고 특정 음식들을 피하다보면 영양 불균형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채소와 과일, 콩류 등을 많이 먹게 되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방귀가 많이 나올 수 있지만 그렇다고 채소와 과일, 콩류를 식단에서 배제하면 안 된다. 또 채소와 과일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다보면 잦은 트림이나 방귀, 속이 더부룩한 증상도 점차 나아질 수 있다.

또한 알파-갈락토시다아제(alpha-galactosidase) 성분이 들어 있는 비노(Beano)를 콩류, 채소 등을 먹을 때 복용하면 방귀를 줄이는데 도움된다.

#개스가 찬다는 것은 어떤 증상?
몸 안에서 생긴 개스는 트림이나 방귀 형태로 주로 배출된다. 또 개스가 차면 속이 더부룩할 수는 있다. 또 배나 옆구리 쪽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방귀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배나 옆구리 쪽이 아플 수도 있다. 가끔 속이 더부룩하고 배가 아픈 증상이 심근경색이나 맹장염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방귀 냄새가 심한 것은?
대개 트림이나 개스는 냄새가 없다. 방귀 냄새는 장내세균 때문에 생기는 개스에 유황성분이 많아지면 독해질 수 있다.

#잦은 트림이나 방귀는 다른 질환의 징후일까?
트림을 너무 자주하거나 또는 방귀를 지나치게 많이 뀐다거나, 혹은 냄새가 심하면 혹시 소화에 문제가 있나, 또는 장이 이상한가 생각하기 쉽다.

대개 전문가들은 트림을 자주 하고, 방귀를 많이 뀐다고 해서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트림이나 방귀 증상 한가지만으로는 어떤 질병의 징후를 나타낸다고 보기는 어렵다.

만성적인 트림과 함께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자꾸 메스껍다면 위궤양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만성적인 트림이나 속쓰림 등 증상이 있으면 위식도 역류질환(GERD,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에 대해 검진을 받아본다.

또한 개스로 인한 복부팽만감은 속이 더부룩하다거나 개스 때문에 헛배 부른 느낌 때문에 복부팽만감을 호소할 수 있고, 복부 팽만감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때문에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변비가 오래되거나, 잦은 설사 또는 묽은 변을 보는 등 배변 습관에 문제가 있고, 복부 팽만감이 오래되면서 체중감소, 식욕부진, 복통, 혈변 등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등 증상이 있다면 대장에 문제는 없는지 한번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

#유당불내증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차이
유당불내증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유당불내증은 소장에서 유당(젖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경우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궤양이나 염증 같은 질환이 없는데도 음식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복통, 개스가 차거나 속이 더부룩한 느낌, 설사나 변비, 잦은 방귀와 트림 등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적 증후군을 말한다.

두 가지 모두 개스가 차거나 혹은 배가 아프거나, 설사나 잦은 방귀, 트림 등 비슷한 증상들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차이가 있다면 유당불내증은 뚜렷한 원인이 있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이렇다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심한 복통이나 잦은 설사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아닌 궤양성 대장염(대장에 염증이나 궤양이 생기는 만성 재발성 질환)일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나아졌다가도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반복할 수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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