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시장,저가대 매물부족·가격상승에 첫 주택구입 어려워

2016-05-05 (목)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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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중 재판매 주택거래 큰 폭으로 증가

▶ 매물 부족으로 집 판매기간 크게 단축

주택 시장 회복세가 올해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주택 거래가 깜짝 반등했다. 3월 중 전국 재판매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택 거래 정체에 대한 기존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이 재현되고 있는데 주택 시장 회복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기존 주택 매물은 물론 신규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여름철을 맞아 증가하고 있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요는 살아 있는데 매물 부족 현상 때문에 주택 시장 회복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 3월 주택 거래 큰 폭 반등
주택시장 회복 정체에 대한 우려와 달리 3월중 재판매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지난달 20일 발표에 따르면 3월 재판매 주택 거래는 전달보다 약 5.1% 증가한 약 533만채(연율 환산)로 집계됐다. 재판매 주택 거래는 주택 거래가 이미 완료된 통계로 약 1~2달 전 구입 계약이 체결된 거래가 대부분이다.


재판매 주택 거래에는 단독 주택은 물론 타운 하우스, 콘도, 코압 등의 주택 형태가 포함되는데 전달은 물론 전년 동기 대비로도 약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4개 지역에서 일제히 재판매 주택 거래가 상승했고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거래가 예상 밖으로 급감한 2월에 비해 3월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며 “매물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가 증가한 것은 수요와 회복세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NAR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주택 구입 수요가 견고하고 중간 가격대 시장에서의 주택 거래가 매우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가대 시장과 고가대 시장에서의 주택 거래는 각각 매물 부족과 구입 여건 악화 등의 이유로 활발하지 못한 편이었다.

■ 가격 상승세 유지
매물 부족 및 거래 증가로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중이다. 3월 거래된 전체 재판매 주택의 중간 가격은 약 22만2,700달러로 전년동기(약 21만700달러)보다 무려 약 5.7%나 올랐다. NAR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주택 가격은 49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은 부족한 매물 탓이다.

3월말 재판매 주택 매물 재고는 약 198만채로 전달보다 약 5.9% 증가했지만 1년전(약 210만채)보다는 약 1.5% 낮아진 수치다. 현재 거래 속도를 감안한 3월 미판매 매물의 대기 기간은 약 4.5개월로 2월의 4.4개월보다 소폭 늘어났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2월과 3월사이 재판매 주택 거래량이 큰 폭으로 변동한 이유는 신규 매물 공급이 일정치 않기 때문”이라며 “신규 매물 공급이 충분한 달은 거래가 늘고 그렇지 않은 달은 반대로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고가 주택 거래 감소의 경우 1월중 발생한 주식 시장 급락 현상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 판매기간 단축
매물 부족 현상으로 집을 파는데 걸리는 기간도 크게 단축됐다. 지난 3월 매물이 시장에 나온 뒤부터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약 47일로 전달(약59일)보다 약 12일이나 단축됐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새 모기지 대출 서류 관련 규정으로 전반적인 주택 거래가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집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새 규정 시행 이전인 지난해 3월의 경우 주택 판매 속도는 평균 약 52일로 오히려 더 길었다.

대출 은행의 판매 승인이 필요해 거래 기간이 비교적 긴 숏세일 거래도 지난 3월 약 120일만에 완료됐다. 차압 매물 판매에 소요된 기간은 약 50일로 집계됐다.

3월 중 매매된 주택 중 거 래 기간이 한달 미만인 주택 비율은 약 42%로 가장 높았던 2015년 7월(약 43%) 수준과 비슷했다.

■ 첫 주택 구입 더 늘어야
3월 중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은 약 30%로 전달과 동일했다. 2015년 한해 첫 주택 구입자 비율 역시 약 30%로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첫 주택 구입 비율이 더 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자리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주택 임대료 상승세가 멈출 기세가 없고 모기지 이자율이 3%대에서 머물고 있어 첫주택 구입 활동이 현재보다 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여건이 악화된데다 최근 저가대 매물 품귀 현상까지 겹치면서 첫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구입자가 많은 실정이다.

톰 살로몬 NAR 회장은 “첫주택 구입자와 중산층이 여전히 모기지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FHA 대출 보험료 인하 등의 정책이 실시되면 주택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현금 구매율 지속적 감소
3월에 팔린 재판매 주택 4채중 1채는 현금 구매로 거래됐는데 전달과 동일한 비율이다. 대부분 현금 구매로 볼 수 있는 투자자들의 구매 비율은 약 14%로 전달의 약 18%보다 낮아졌다. 급매성 거래인 숏세일과 차압 거래 비율은 약 8%로 전달(약 10%)보다 더 떨어져 어느정도 진정세를 나타냈다.

전체 재판매 주택 거래에서 급매성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차압 거래가 약 7%, 숏세일은 약 1%로 각각 집계됐다. 차압 거래의 경우 일반 매물에 비해 약 16% 낮은 가격에 팔렸고 숏세일 매물의 할인폭은 일반 매물 대비 약 10%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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