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퇴 후 작은 집에 살면 경제적 효과 크다

2016-05-05 (목) 구성훈 기자
크게 작게

▶ 타이니 하우스 장점들

▶ 태양열 등 사용 유틸리티 부담 감소, 은퇴한 뒤 남아 있는 모기지 걱정 해소

은퇴 후 작은 집에 살면 경제적 효과 크다

작은 집에 살면 집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은퇴자들이 작은 집으로 옮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작은 타이니(tiny) 하우스로 이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니어 플래닛에 따르면 실제 50세 이상이 소유한 타이니 하우스의 비중은 40%에 달한다. 은퇴하며 타이니 하우스로 살림을 줄이면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효과는 크다. 89%의 타이니 하우스 소유주의 크레딧카드 빚이 평균 미국인에 비해 적고 은행 예금은 55% 많다는 통계가 있다. 비단 경제적인 면뿐만 아니라 타이니 하우스가 은퇴 이후의 삶에 줄 수 있는 다양한 장점들에 대해 소개한다.

■모기지와 작별
은퇴한 뒤에도 모기지가 남아있다면 타이니 하우스는 남은 모기지 걱정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집값이 워낙 싸기 때문으로 68%의 타이니 하우스 거주자는 모기지가 전혀 없다는 관련 통계가 있다.

얼마나 싸냐면 1만달러부터 웬만한 타이니 하우스도 2만~4만달러면 충분하다.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 ‘타이니 하우스 네이션’의 호스트인 잔 비스바스는 “타이니 하우스는 대개 300스퀘어피트 미만으로 바닥 면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로프트 위에 침실을 놓거나 서랍식 침대로 공간활용을 한다”며 “은퇴 시니어들을 위한 타이니 하우스는 트레일러 위에 4만~7만달러 정도를 들여 짓거나 파운데이션 위로 8만달러 상당을 들여 짓길 권한다”고 말했다.


■훌륭한 이동성
타이니 하우스에 산다는 건 대부분의 경우, 원할 때 집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트레일러 위에 지은 집을 RV 등에 매달고 운전해서 떠나면 그만이다. 다만 집의 형태를 좀 더 온전하게 오래 보존하고 싶다면 잦은 이동은 권하지 않는다.

아무튼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원할 때 원하는 가족과 가까운 곳에서 지낼 수 있다. 자녀가 아이가 있어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거나, 본인이 건강 문제로 주변에 도움이 필요할 때 유용할 수 있다.

다만 움직이는 집이 있다고 어느 곳이나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때로는 지역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유틸리티를 설치해야 하거나 뒷마당에 타이니 하우스를 둘 수 없도록 규정해 놓은 곳도 있다.

■줄어드는 가사노동
CNN 머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택의 평균 크기는 2,600 스퀘어피트였다. 타이니 하우스는 그 10분의 1 수준이다. 청소 등 집안일을 할 시간도 당연히 10분의 1 이상으로 줄어든다.

특히 타이니 하우스에 살면 주말 내내 차고나 지붕의 홈을 청소할 필요가 사라진다.

유틸리티 부담도 당연히 감소한다. 무조건 작은 집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을 추구하기 때문에 태양열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으로 소비되는 부분을 줄여주기도 한다.

집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면서 남는 시간은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투자할 수 있다. 가족,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거나 운동을 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봉사활동을 할 여력이 늘어난다.


다만 작은 집에 맞춤형으로 설치한 냉장고, 싱크, 화장실 등은 사이즈에 상관없이 수리를 해야 할 상황이라면 똑같은 품을 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전반적으로 집수리나 보수에 들어가는 노력은 타이니 하우스가 훨씬 적다는 의견이다.

■작은 집으로 즐기는 더 큰 세상
2013년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61%의 미국인은 은퇴한 뒤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용돈벌이는 물론, 신체와 정신 건강을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건강만 허락한다면 타이니 하우스에 살면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파트타임 잡을 할 수도 있다.

작은 공간이 모든 이들이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니어 플래닛에 따르면 타이니 하우스에 사는 이들이 노년에도 집에만 갇혀 있지 않아 고독감이 덜하고 보다 폭넓은 커뮤니케이션과 교재활동을 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인내심도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니 하우스 네이션’의 비스바스 호스트는 “타이니 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특별한 이들이 아니다”며 “다만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고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즉, 하나의 운동(movement)으로 확산되고 있는 타이니 하우스는 거주자로 하여금 커뮤니티에 보다 더 밀착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고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과 사교생활을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기타 보너스
내 마음대로 설계하고 지을 수 있는 집, 굳이 나중에 비싼 가격 받고 되팔 필요성도 낮은 집이라면 본인의 취향이 듬뿍 반영된 독특한 구조로 지어도 상관이 없다. 방이나 벽이 없이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설계할 수도 있고 욕실을 보다 크게 만들 수도 있다.

여기에 타이니 하우스는 기존 주택들에 적용되는 주택 관련 법규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일부 주에서는 재산세도 낼 필요가 없다고 한다. 주택 및 주거의 기준이 되는 조닝(zoning) 코드 적용에 있어서 보다 관대한 경우가 많고 유연하게 적용해주는 사례도 있다. 다만 카운티마다 코드가 다르니 반드시 미리 확인할 필요는 있다.

마지막 안전판으로 선택할 수 있는 막강한 옵션도 있다. 당장 타이니 하우스에 올인할 준비가 안됐다면 여윳돈으로 타이니 하우스를 하나 장만해서 렌트나 에어비앤비 등으로 운영하며 엑스트라 인컴을 벌면서 간혹 살아보는 방법이다.

즉, 휴가철이나 연휴 등일 때는 임대해주고 먼 곳에서 가족이나 친척, 지인이 놀러오면 손님 침실로 이용하며 그렇지 않은 한가한 때는 직접 살아보면서 타이니 하우스의 매력을 느껴 보면 되는 것이다.

<구성훈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