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감리교단서 미주연회 독립 ‘새 출발’

2016-05-03 (화)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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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치법 막판 통과… 한국 관리감독 벗어나

▶ 1개 연회체제 유지·초대 감독 박효성 목사

한국 감리교단서 미주연회 독립 ‘새 출발’

미주연회가 자치법에 따라 간접선거를 실시해 박효성 목사를 감독에 선출했다. 오른쪽은 총무로 선출된 김영민 목사.

기독교 대한감리회(KMC) 미주특별연회가 한국 감리교의 관리에서 벗어나 독립된 연회로 정식 출범했다. KMC 미주연회는 한국의 감리교 교단에 소속된 교회들로 미국 주류 교단인 연합감리교(UMC) 소속 한인교회와는 별도로 감리교 이민교계를 구성하고 있다.

KMC 미주연회는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볼티모어에 위치한 러블리레인연합감리교회에서 모임을 갖고 자치연회로 새롭게 출발하면서 초대 감독에 박효성 목사(뉴욕한인제일교회), 연회 총무로는 김영민 목사(하모니교회)를 뽑았다. 미주연회는 지금까지 내부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한국 본부의 관리를 받는 관리감독 체제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우처, 조선 선교 133주년 볼티모어에서 볼티모어까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특별연회는 당초 자치법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불투명했지만 마지막 집회에서 자치법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차기 감독을 선출하며 오랜 숙원을 푸는데 성공했다. 이날 전체회의에 상정된 합의안은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전날 자치법의 골격인 2개의 교구제가 결의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았던 미주연회는 감독선거 방식을 포함해 전권을 위임받은 실행위원회가 합의안을 제시하면서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자치법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미주연회의 존립 자체가 위기에 처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회원들 간에 양보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영재 감독회장도 “자치법을 결의하지 못할 경우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며 회원들과 실행위원들의 양보와 협력을 당부해 합의를 도출하는데 힘을 보탰다.

이날 연회에서 가결된 합의사항은 2개 교구제를 채택하지 않고 하나의 연회로 골격을 유지하는 것과 감독 1인, 총무 1인, 간사 2인 체제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자치법 원안의 골격을 유지하되 자치법 개정위원회를 실행위원회에 설치해 앞으로 자치법을 보완하며 다듬어 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감독선거는 간선제로 실시하되 현재 선거인단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회기에 한해서 실행위가 선거인단으로 감독을 선출하기로 경과조치를 두었다.

이 자리에서 독립 연회의 첫 감독으로 선출된 박효성 목사는 회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취임식을 가졌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협력해 준 연회원들에게 감사한다”며 인사를 전한 뒤 박효성 목사에게 의사봉을 전달했다. 박 감독은 취임사에서 “가까웠던 분들과 멀었던 분들 모두 과거의 일은 잊어버리고 자치 원년에 미래를 위해 함께 한마음으로 일해 나가자”고 협력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연회에서는 은퇴 찬하예식과 목사안수식도 진행됐다. 특히 안수식에서 스텐리 존스 선교사가 쓰던 기도대를 안수대로 사용해 의미를 더했다.

또 건의안 심사위원회에서 보고된 미주연회 은급의 본국 귀환, 미국과 캐나다 및 남미의 선교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 조직, 미 서북부 남지방을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지방으로 명칭 변경, 오렌지 지방의 분할 청원 등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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