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캐시아웃 재융자 받을까, 말까?

2016-04-28 (목)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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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활용하면 약이지만 반대로 ‘독’ 되기도

▶ 장점, 부채 원금 줄이고 기타 융자 줄일 수 있다 / 단점, 일반적 재융자 이자율보다는 금리가 높다

캐시아웃 재융자 받을까, 말까?

캐시아웃 재융자는 잘 활용하면 약이지만 반대로 독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본인의 재정상황과 필요를 면밀히 따져 융자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캐시아웃 재융자는 현재 모기지 잔액보다 더 많은 새로운 모기지를 받아 그 차액을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사용한다고 해서 캐시아웃 재융자로 불린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사업을 하려는데 2만5,000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20만달러 집에 10만달러 모기지가 아직 남아있다. 이때 12만5,000달러를 재융자 받아 10만달러의 모기지를 청산하고 2만5,000달러는 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 달콤하게 들리지만 여기에는 이자율을 포함,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해 셈법이 복잡해진다. 캐시아웃 재융자에 대한 찬반 논쟁을 살펴본다.


■ 장점은
가장 큰 찬성 이유는 목돈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학 등록금, 병원 의료비, 사업 자금, 주택 보수비 등이 해당된다. 학자금 대출이나 크레딧 카드 등 해당 자금의 이자율과 캐시아웃 재융자 이자율을 따져보고 유리한 것을 고르면 된다.

개인이나 가계 부채를 줄이거나 통합하기 위한 용도로 캐시아웃 재융자를 활용할 수도 있다. 북가주 C 2파이낸셜의 데이빗 캐리 브로커는 “많은 고객들이 부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캐시아웃 재융자를 받고 있다”며 “8만달러를 빌려 3개 크레딧 카드로 12%의 이자율을 내고 있다면 캐시아웃 재융자로 이자율을 더 낮춰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캐시아웃 재융자로 8만달러 이상을 확보해 부채 원금을 줄이고 기타 융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캐리는 “보통 모기지 이외에 10만달러의 부채가 있는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도의 캐시아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캐시아웃 재융자를 찬성하는 쪽은 보다 안정적인 이자율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소노마 카운티 모기지의 스캇 쉘던 론 오피서는 “주택 보수를 통해 집값을 올려 보려고 하는 소유주들이 캐시아웃 재융자를 많이 신청하고 있다”며 “이들은 ‘홈 에쿼티 라인 오브 크레딧(HELOC)’과 연동되는 변동금리보다 장기간 변화가 없는 고정금리를 더 선호해 재융자로 방향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모기지 금리는 하락했지만 정책금리의 영향을 받는 HELOC의 이자율은 오히려 올라 기존의 1차 융자와 묶어 낮은 이자율로 재융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쉘던 오피서는 “HELOC과 묶으면 프라임 금리에 2~3%포인트만 더 부담하는 되는 수준의 아주 괜찮은 이자율로 재융자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단점은
그러나 이자율은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입장이다. 현재 모기지 금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캐시아웃 재융자를 받는다고 해도 일반적인 재융자 이자율보다는 금리가 높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쉘던 오피서도 “캐시아웃 재융자의 금리는 언제나 통상적으로 더 높다”며 “크레딧 스코어가 800점을 넘더라도 1%의 8분의 1 즉, 0.125%포인트 이상 금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는 복잡하고 값비싼 진행 과정이 발목을 잡는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모기지를 받는 수준으로 많은 서류들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최소 2년간의 택스 리턴 보고서, 최소 2년간의 W-2 양식, 30일분의 페이먼트 증빙 자료, 최근 2개월 간의 은행 스테이트먼트을 포함해 본인의 상황에 따라 추가로 여러 서류들이 필요하게 된다.

또 마지막에는 클로징 수수료도 감당해야 한다. 금액이나 이자율 등에 따라 수백에서 수천달러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반대론자들은 가장 큰 위험성으로 집값 하락을 꼽는다. 실제 집의 가치보다 많은 금액의 모기지를 받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은 이자율도 부담이다. 여러 연방은행들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캐시아웃 재융자는 일반 재융자에 비해 통상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한 가지 더, 매우 거시적인 통계이긴 하지만 하우징 붐이 마지막으로 일어 경기가 고점을 찍었던 2006년 2분기 전국적으로 840억달러의 재융자가 일어났다. 이중 89%는 캐시아웃 재융자가 차지할 정도로 집값이 고공행진하며 현금 인출기처럼 사용됐다. 그러나 이후 경기가 꺾이면서 6조7,300억달러에 달했던 전국의 주택 가치가 절반 이상 증발했고 캐시아웃 재융자를 받은 집 주인들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 마지막 고려사항
이건 찬반 의견을 떠나 캐시아웃 재융자를 받을지, 말지를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고려사항이다. 객관적인 사실이니 숙지하고 결정을 하는데 활용하면 된다.

우선 담보인정비율(LTV). 캐시아웃 재융자의 LTV는 일반 재융자에 비해 낮다. 50만달러의 융자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최대 LTV는 80%다. 100만달러 이상으로 금액이 늘면 운이 아주 좋을 경우 70%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크레딧 스코어도 따져볼 일이다. 스코어가 좋으면 당연히 이자율이 낮아진다. 피코(FICO) 기준으로 700점을 넘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쉘던 오피서는 “700점 이하면 평균적으로 이자율이 0.5~0.75%포인트 높아진다고 보면 된다”며 “대출 기간 동안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택 평가는 잘 받아두면 도움이 된다. 평가사가 오기 전에 작은 수리나 개선이라도 해두면 재융자를 받는데 힘이 된다. 그리고 수리를 했다면 반드시 평가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예컨대 평가사가 “지붕은 상태가 좋네요”라고 말할 수 있지만 “최근에 고쳤다”고 알려주면 평가사는 ‘30년은 문제 없겠군’이라고 생각하며 좋은 평가를 해준다는 것이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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